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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7.17 14:49:08
  • 최종수정2025.07.17 14:49:08

송용섭

농업미래학자 교육학박사

농촌의 심각한 고령화로 인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의 유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농업이 더는 1차 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AI, 빅데이터, IoT, 드론, 로봇 기술이 융합된 애그리테크(Agri-tech)와 푸드테크(Food-tech) 산업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팜, 그린바이오, 자율주행 농기계, 푸드테크 등 인공지능 기반의 전문화되고 체계적인 농업 지식을 갖추어 영농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미래를 이끌어 갈 농업 인재 양성을 책임지고 있는 대학에서 배출한 졸업생 대다수는 스마트팜 운영 기술,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 농생명 소재 개발, 식품가공 기술, 마케팅과 농산물 수출, 농업회계와 같이 실제 농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 역량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농산업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과 실제 대학에서 육성하고 있는 인력의 역량에 있어서 부조화(miss match)가 일어나고 있다. 산업체는 현장에 맞는 인재 확보가 힘들고, 졸업생은 갈수록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대학과 농산업 현장의 인력 수급에 있어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농과계 대학에 계약학과를 신설,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2003년 산학협력 교육의 하나로 처음 도입된 계약학과는 '맞춤식 직업교육체제'를 표방한다. 산업체와 대학 간 협약을 맺어 산업 수요에 맞는 커리큘럼을 대학이 운영하고, 산업체는 학생들에게 등록금의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하면서 졸업 후 일정 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로서 요즘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5년 6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재 계약학과 수는 235개로 학생 수는 9천636명에 이른다.

농과계 대학에 계약학과를 설치하여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면 농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대학의 교육과정에 직접 반영하여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고, 농기업과 농업법인을 비롯한 농산업체에 졸업생의 고용을 확대함으로써 대학과 농산업체 인력의 부조화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및 고등교육 혁신 정책과도 부합하여 정부 정책과 연계시킬 수 있다.

단순히 학생들의 취업을 보장하는 것을 뛰어넘어서 급변하는 농업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농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대학은 교육을 혁신하고, 농산업체는 맞춤형 인재를 확보할 수 있으며, 학생은 안정적인 진로를 설계하는 한마디로 3-윈(Win)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대학은 농산업체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현장 수요 기반의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농기업 실무 및 프로젝트 중심 수업으로 취업률을 높여 대학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농산업체는 대학을 R&D 전진기지로 활용해 농산업체의 현장성이 결합한 공동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기술혁신과 사업화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

농산업과 연관된 계약학과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팜, 식품 가공, 유통과 물류를 포함하는 농업법인, 농식품 스타트업, 스마트농업 관련 ICT 기업, 농기계업체, 농촌 융복합 산업체, 농협 계열사를 비롯한 농산업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계약학과를 일부 운영 중인 서울대학교와 연암대학교, 경북대학교 등을 비롯하여 국립대 농과계 대학과 같은 지역의 중추 대학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대학, 농산업체가 긴밀히 협력하여 미래 농업 인재 육성과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농산업 분야는 힘들고 전망이 어둡다는 선입견으로 인해 청년층 유입이 낮은 실정이다. 졸업 후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계약학과가 청년들이 농산업 분야에 매력을 느끼고 진입하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 농촌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농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국 농업의 체질을 바꿔 첨단 농식품산업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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