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5.6℃
  • 맑음강릉 17.3℃
  • 맑음서울 16.9℃
  • 구름조금충주 15.3℃
  • 구름조금서산 15.5℃
  • 구름많음청주 15.3℃
  • 구름많음대전 14.7℃
  • 흐림추풍령 13.3℃
  • 흐림대구 14.0℃
  • 흐림울산 15.4℃
  • 흐림광주 12.7℃
  • 흐림부산 15.2℃
  • 흐림고창 12.7℃
  • 구름조금홍성(예) 16.6℃
  • 흐림제주 16.7℃
  • 흐림고산 15.8℃
  • 맑음강화 13.7℃
  • 구름많음제천 14.7℃
  • 구름많음보은 14.2℃
  • 흐림천안 15.0℃
  • 흐림보령 14.6℃
  • 흐림부여 14.5℃
  • 구름많음금산 14.3℃
  • 흐림강진군 14.1℃
  • 흐림경주시 14.8℃
  • 흐림거제 14.3℃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경찰의 성평등,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조건

같은 세상 다른 시선⑦

  • 웹출고시간2025.07.17 17:01:17
  • 최종수정2025.07.17 17:01:16

김가경

충북여성재단 위촉 양성평등교육 전문강사/음성경찰서 대소파출소 경감

정부가 5년마다 실시하는 양성평등 실태조사(2021년)에 따르면 '가족의 생계는 주로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문항에 대해 남성의 82.5%, 여성의 90.4%가 '비동의'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문항에서는 남성의 70.8%가 '비동의'한 반면, 여성의 73.4%는 '동의'해 성평등에 대한 인식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성역할에 대한 표면적인 인식 변화와는 달리, 실질적인 성평등 인식과 실천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양성평등기본법 3조에 따르면 "양성평등"이란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및 폭력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받는 것을 말한다. 또한 동법 30조를 참고하면, 성평등한 사회는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교제폭력, 스토킹, 디지털 성폭력 등의 젠더폭력이 예방된 사회"이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의 성평등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앞선 실태조사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불법촬영 포함)이 심각한가?'라는 질문에 85.7%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대한민국이 실질적으로 양성평등기본법이 지향하는 상태에 도달하지 못했음을 양성이 평등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치안 체감도'이다.

경찰의 성평등 실현은 이러한 치안 체감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경찰 조직이 성평등 의식을 내면화하고 이를 치안유지 활동에 반영해야 한다. 경찰관직무집행법 2조는 경찰의 직무를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 보호', '범죄 예방·진압 및 수사', '범죄 피해자 보호' 등으로 규정한다. 이때 경찰의 성인지 감수성과 젠더폭력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반영되느냐가 결국 '아름다운 세상'의 실현 정도를 결정짓는다. 15세기 문헌 석보상절에 따르면 '아름'은 '나'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세상'은 곧 '나답게 살 수 있는, 폭력 없는 세상'을 뜻하지 않을까.

젠더폭력은 단순한 개인의 이상행동이나 일탈이 아니다. 이는 여성에 대한 성별 기반 폭력으로, 구조적 성차별, 권력 불균형, 왜곡된 성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사회문화적 산물이다. 또한 그 피해자는 여성에 국한되지 않으며, 성소수자나 남성 피해자에게까지 이어지는 사회 전반의 폭력 구조 문제로 확장된다.

2018년 12월 제정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은 젠더폭력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에 대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그 법을 실제로 집행하는 경찰의 젠더 감수성이 부족하다면, 아무리 법과 제도가 정비됐더라도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와 폭력 예방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및 국가 공권력의 정당성과도 직결된다.

이제 경찰의 성평등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치안은 단순히 범죄를 예방·진압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회 구성원 누구나 존엄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한 치안이고, 그 시작점에 성평등이 있다. 경찰 조직이 먼저 성평등의 가치를 실천할 때, 우리 사회는 한 걸음 더 아름다운 세상에 가까워질 것이다. '나답게, 존중받으며,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그것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경찰의 미래이자 모두의 권리가 아닐까.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