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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7.15 14:39:38
  • 최종수정2025.07.15 14:39:38

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2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정해진 2시간을 바쁘고 아쉽게 보내고 밖으로 나섰다.

거친 매미 소리에 나무 위를 올려다본다. 땀에 젖은 목덜미가 더 후끈해지는 느낌이다.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마주한 후더운 공기와 매미 소리가 끈적이는 여름날을 더 덥게 만들었다.

오늘도 입원 중인 어머니를 병문안했다. 하루 2시간 면회가 허락되는 병문안이다.

기력이 쇠한 어머니는 식욕을 잃어 뭔가 먹는 즐거움은커녕 약을 복용해야 하는 의무감으로 어렵게 밥을 국에 말아 드시곤 한다. 목소리에도 기운이 없다. 그런 중에도 자식이 뭔지 밥은 먹었는지 챙기신다.

늘 그랬듯이 내가 병원에 도착하면 어머니는 저녁 식사를 하고 계신다. 평소 채식을 즐기시던 어머니가 생선이나 고기반찬을 맛있게 드시는 날에는 기분뿐만 아니라 내 몸에도 힘이 생기는 느낌이 들어 경쾌해진다. 오늘도 어머니는 평소 거의 안 드시던 고등어조림 한 토막을 다 드셨다. 잘하셨다는 말씀을 드리자 연한 미소를 보이신다. 종일 병실에 계신 어머니는 바깥 날씨가 어떤지 궁금해 물으신다. 나는 식판을 정리하고 물을 챙겨 드린다. 그리고 서둘러 움직인다. 정해진 2시간의 면회 시간을 최대한 가치 있게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는 내가 오는 시간을 종일 기다리신 눈치다. 약을 드시고 화장실에 가자는 말씀부터 하신다. 그러면 딸이 지켜주는 화장실에서 편안하게 볼일을 보신다. 다소 여유 있게 시원한 물에 손을 씻고 휠체어에 오르신다. 휠체어에 탄 어머니를 모시고 먼저 입원실을 빠져나온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서 1층으로 내려간다. 공기를 청정하게 하는 초록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벽면과 그림이 전시된 곳을 몇 바퀴 돌았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병실에 계시는 어머니를 위해 덥지만 바깥 공기를 쐬기 위해 병원 정원을 지나 자동차들이 가득한 도로 옆으로 산책을 하기도 했다. 보도블록 위로 열기가 올라와 후텁지근했지만 종일 병실에만 계시던 어머니는 좋아하셨다. 병원 로비 잔디밭에 설치된 스프링클러에서는 더위를 식힐 물이 흩뿌려지고 있었고 한쪽 가장자리에 꽃처럼 세워진 바람개비는 바람이 불 때마다 활짝 웃었다. 그러면 나도 덩달아 웃었다. 어머니도 웃으시며 시원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아이고! 살찌겠다!" 하신다. 어머니는 목욕을 하실 때도 샤워기로 등에 뜨끈한 물을 뿌려드리면 시원해 살찌겠다는 말씀을 하시며 좋아하신다.

그렇게 바깥에서 산책을 마친 후에 우리는 1층에서 시원하게 땀을 식힌다. 그리고 잠시 앉아서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다. 귀가 어두운 어머니와 대화를 하려면 얼굴을 마주 보아야 한다. 그래서 휠체어를 멈추고 내가 잠시 소파에 앉는다. 천천히 또박또박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러면 어머니는 내 입을 보면서 대화를 하게 된다. 가끔은 반복해서 되묻기도 하시지만 목소리를 낮춰서 천천히 말하면 바로 들으신다. 1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걷는 연습을 한다. 휠체어를 고정하고 조심스레 내려서 벽면에 설치된 손잡이를 잡고 걷는다. 긴 시간 병실에서 걷지 않고 휠체어에 의지해 다니던 어머니는 다리에 힘이 빠져나가 걷는 것이 일이 되었다. 그래서 잠깐이라도 연습을 하기로 한 것이다. 내가 허리춤을 부축하고 어머니는 벽면에 설치된 손잡이를 잡고 걷는다. 이렇게 걷는 시간에는 서로 긴장해야 한다. 혹시 넘어지기라도 하면 아주 위험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숨이 차다고 하시면서 그래도 애써서 걸으신다. 그렇게 왕복 걷는 연습을 하고 나면 성취감에 낯빛이 환해지신다. 우리는 큰일을 해낸 사람들처럼 아까보다는 밝은 모습으로 다시 병실로 올라간다.

먼저 어머니의 틀니를 빼서 깨끗이 닦아 통에 담가두고, 물수건으로 얼굴, 목, 귀, 손, 팔 등을 닦아드린다. 그리고 잠자리에 드실 수 있도록 보살펴 드리고 나면 어느새 2시간이 저만치 달아난다.

오늘도 정해진 2시간을 감사하며 어머니와 함께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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