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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7.09 15:01:51
  • 최종수정2025.07.09 15:01:50

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우리는 살아가며 누구든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서로 다른 인격체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오며 부딪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갈등이 생기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이 아니다. 다만 타인과 갈등 관계를 현명하게 해결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어느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보이는 것에 대한 신념이 매우 중요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며 그 신념을 지키고자 했다. 결국, 피해자가 발생했다. 피해를 받은 쪽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님을 알고 조용히 넘어가고자 했으나 자신의 신념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 밝혀질까 두려워 오히려 피해자에게 독설을 퍼붓고 외부적으로 거짓 험담을 퍼트리기 시작했다. 피해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여 그럴듯하게 사실처럼 포장되어 퍼져나갔다.

우리는 대부분 처음 듣는 쪽의 말을 믿게 된다. 그의 말을 다수가 믿고 피해자가 험담으로 인한 고통을 받을수록 그는 내심 뿌듯하고 행복해했다. 타인의 상처로 자신의 내면적 에너지를 채우는 듯했다. 그렇게 시간이 답답하게 흘러갔다. 차후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며 진실이 밝혀졌지만, 그동안 너무 커다란 리스크가 생기고 말았다. 헛소문으로 인한 고통, 상대의 인신공격 등으로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심신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본인이 옳고 피해자가 잘못된 것이라 말하며 혼신으로 악을 쓰고 있다. 갈등상황을 현명하게 해결하고자 했다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는 받아들일 수 없는 듯 보였다. 보이는 것을 너무 중요시하기 때문에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상황은 자신이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이미지에 타격감을 주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끝까지 자신이 잘못이 없다고 거짓말까지 하며 자신을 높이고 타인을 소름 끼칠 정도로 관찰하고 부정적으로 비꼬아 험담을 해대는 것이었다. 험담과 왜곡은 그가 가진 유일한 감정 표출의 수단이었다. 스스로는 자신을 위한 방어기제겠지만 당하는 쪽은 인간의 음흉함과 환멸만을 느낄 뿐이었다.

미국의 그래피티 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 1960-1988)는 낙서에 가까운 그래피티를 하나의 예술의 장르로 드높인 인물이다. 그는 아이티 출신의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 출신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중산층의 가정에서 자랐다. 이후 부모님의 이혼으로 방황하게 되며 자신의 감정을 그래피티로 표출하게 된다.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갈등이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유를 꿈꾸었던 그는 엽서와 티셔츠에 자신의 그림을 그려 판매를 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자유로움과 반항심이 동시에 드러난다.

엽서와 티셔츠를 판매하는 과정 중 미국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을 만나게 된다. 앤디 워홀은 그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보고 협업하여 세상에 널리 알리게 된다. 바스키아의 그림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대중들에게 커다란 사랑을 받았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이나 사회와의 갈등, 내면적인 상황들을 표출하고 싶었기에 그의 그림은 많은 이들이 대리 만족하기에 충분했다. 감정의 표출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크게 두 축으로 타인에게 지울 수 없는 피해를 주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많은 이들에게 행복감을 주며 감정을 표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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