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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영의 '음악이 흐르는 수필' - 천상의 소리

바다르체프스카 : 소녀의 기도

  • 웹출고시간2025.07.07 15:15:41
  • 최종수정2025.07.07 15:15:41
택시를 탔다. 기사분이 나이가 지긋해 보인다. 흰머리가 제법 어울리는 분으로 마뜩하다. 운전석 옆 거울에 걸린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소녀상에 꽂힌다. 대부분의 불교 신자는 염주를, 기독교 신자들은 십자가나 묵주를 달아놓고 마음속으로 안전 운행을 기도하리라.

수년 전에는 버스나 택시에 기도하는 서양 소녀 그림을 작은 액자로 장식품처럼 두고 운전하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오늘 본 거울 목걸이의 두 손 모은 소녀상은 더욱 귀하고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 모습을 보며 '바다르체프스카' 소녀의 기도를 떠 올린다.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 누구나 소녀의 기도를 치고 싶어 한다. 나 또한 초등학교 시절 겨우 다섯 손가락 번호와 계이름을 배우고도 머릿속엔 이 가락이 맴돌았던 추억이 남아있다. 이 곡은 여고 시절 처음 배워서 친구와 학교 강당에서 피아니스트가 부럽지 않게 쳐 본 기억도 있다. 다른 곡에 비해 선율이 예쁘고 화려하게 느껴져 외워서 연주하며 행복했다.

꿈 많은 여고 시절, 무용 시간에 배운 발레 기본 동작이 이 음악과 함께 황홀했다. 무용 선생님이 조별로 이 곡에 맞춰, 주제 변주를 찾아 창작해 작품을 만들어 보라고 조별 과제를 주셨다. 친구들과 음악을 듣고 한 동작 한 동작 바꾸어가며 특별한 마음으로 춤추던 기억이 찬란하게 서려 있다.

소녀의 기도(Badarzewska-The Maiden's prayer Op. 4)는 폴란드 피아니스트 '테클라 바다르체프스카 바리노프스카'(Tekla Baranowska)가 작곡한 피아노 소품이다. '바다르체프스카'의 피아노와 관련된 일화를 선배 선생님께 들은 생각이 나서 소개해 본다.

그는 어려서부터 피아노 치기를 좋아했다. 어느 날 피아노를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이 그녀의 손가락이 짧고 굵다고 하셨다. 따라서 손가락 구조상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안타까워하시며 양손을 잡아 주셨다. 그런데도 그녀는 더더욱 연습 시간을 늘리며 꿈을 키웠다. 결국, 러시아의 유명 피아니스트는 물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자인 '안톤 루빈스타인'에게도 인정을 받았다고 알려진다.

'바다르체프스카' 피아니스트가 1856년에 소녀의 기도라는 제목으로 작곡한 곡이 발매되자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또한, 파리의 음악 잡지에 게재되며 그의 이름이 등장하게 됐다. 과연 제목 자체도 그녀가 붙였을까 의문이 간다.

그녀는 이 곡을 작곡한 후 결혼해 5명의 아이를 낳았다. 그는 자식들을 위해 기도하며 피아노 소품 약 35곡을 작곡했다. 그러던 1861년 어느 날, 바르샤바에서 24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그의 작품은 2차 세계대전 때 대부분 소실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곡으로는 소녀의 기도가 대표 작품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1900년 '안톤 체호프'의 희극 '세 자매'를 오페라로 제작할 때 클라이맥스 마지막 부분에 사용되면서 더더욱 빛을 보았다고 전해진다. 수십 년 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흐름이 편안하며 아름다워 일상에 많이 사용됐던 곡이다. 초인종 소리, 자동차 후진 소리, 학교 수업 시작과 종료를 알려주는 소리 등 특별하게 사랑받던 곡으로 기억하며 곱씹어본다.

이 곡의 짜임은 서주-주제-변주-코다로 이뤄졌다. 옥타브를 올라가며 주제의 선율이 흐른다. 1변주와 3변주는 아르페지오로 연주하기 좋게 화음을 펼친다. 또한, 트릴 꾸밈음 장식이 여러 번 나와 아름답게 들린다. 2변주는 오른손과 왼손의 위치를 바꾸어가며 고음부의 가락이 저음과 중음부로 주제를 연주하게 돼있다. 장식의 흐름 프레이즈와 꽃처럼 화려한 선율의 흐름이 특징으로 느껴진다.

앞꾸밈음을 부분적으로 충분히 연습 후에 약간의 느린 속도로 처음부터 연주하면, 스스로 온기가 감도는 사랑스러움에 젖는다고 할 터이다. 수강생들이 배우는 과정에서는 어려워하기도 하나 배우고 나면 멋을 내어 표현하면서 만족하는 모습도 보게 된다.

소품이지만, 쉽게 직선으로 가는 가락들과는 다른 느낌이 있다. 우리의 삶이 어렵게 가다가 어느 날 쉽게 풀리듯, 마치 출렁이는 곡선의 삶처럼 들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아름다운 선율이 우리의 삶을 등불로 높게 밝혀 준다고 할 터이다.

이 곡을 음미해 본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그녀가 새로운 희망을 찾아 새로운 정착지 모스크바로 떠나는 삶이 떠오른다. 그 시절엔 여성 음악가 존재를 무시할 때가 아닌가.

타고 가는 택시 속 기도하는 소녀상이 내 마음을 소녀의 기도 피아노 소리로 가득 채운다. 마음이 하늘을 만들고 지옥도 만든다고 하지 않는가.이 순간 마음의 주인이 돼 본다. 여고 시절 친구와 연주하고, 발레를 하던 예쁜 이 곡을 천상의 소리로 올려본다.

김숙영

수필가·음악인

참고문헌

'위대한 음악가들' 종로서적.

'음악 대사전' 세광출판사. 서양음악사 세광출판사.

'쉽게 연주하는 피아노 명곡' 아름출판사.

'The word of CLassics 가정음악' 세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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