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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7.03 16:22:44
  • 최종수정2025.07.03 16:22:43

박영록

한국교통대 중국어전공교수

현대 사회에서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의 '3권분립'이란 흔히 말해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상식이다. 이들은 역할이 다른 만큼 당연히 구성 방식도 다르다. 가령 행정부는 법에 따라 정책을 실행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행정부가 정책을 실행한다고 할 때 '정책'은 누가 만드는가? 원칙적으로 입법부의 법률에 근거하지만, 실제로는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 등 흔히 행정부의 수장들이 정책을 입안한다. 그래서 행정부 대부분의 구성원은 시험으로 선발하지만, 그 수반인 대통령은 국민의 투표에 의해 선출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사법부는 100% 시험을 통해 선발된다. 사법부 구성원은 어려서부터 수십 년 노력한 인재들이지만, 대체로 닫힌 사회여서 법 집행 역시 고도로 체계화된 내부 시스템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전문성과 폐쇄성은 때로 판결 결과가 국민 일반의 정서나 상식과 괴리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와 달리 국회의원은 전원 국민투표로 선출된다. 이 경우 법률을 만들 능력이 있는지가 아니라, 지역 내 정치적 인기와 조직력이 당락 기준이 되곤 한다. 국가의 법적 틀을 설계하는 자리에 법에 대한 전문성이 핵심 선발 기준이 아니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국회의원들이 거액의 세금을 들여 해외연수를 가기도 하는데, 이것은 본인들이 입법담당자로 준비된 사람이 아님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밖에 안 된다. 아직 연수가 필요한 사람이 왜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고 손들고 나오는가?

그러나 현대 국가에서 다양한 지역과 계층의 이해관계를 국정에 반영하기 위해 지역구 선거는 불가피한 장치이다. 그러나 한국처럼 그 지역에 살지 않아도 출마가 가능해서야 지역 대표성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는 문제가 된다. 해당 지역에서 살아온 세월이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그 지역에서 출마하려는 마음이라도 일찍 먹고 있었어야 한다는 말이다. 비례대표정당은 더욱 가관이다. 국회의원 선거 직전에 우후죽순 신생 정당이 난립하는데, 도대체 그들의 어떤 활동, 어떤 철학을 보고 투표하라는 것일까?

가장 큰 문제는 국회가 자신과 관련된 규정조차도 스스로 만든다는 점이다. 면책특권이니 불체포특권이니 이런 것 떠나서 경비만 봐도, 세비, 각종 수당과 보조금, 보좌관 수, 의정활동의 벌칙여부, 해외연수 기준까지 모두 스스로 정한다. 그 결과 국회의원 1인당 연간 5억 원 이상 예산이 소요된다는 추정도 있다. 이런 점이 답답하다 보니, 흔히 사람들은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고 하지만, 의원 수가 줄면 동일한 입법권한을 소수가 과점하므로 실제로는 의원 1인의 권한과 목소리만 커질 뿐이다. 로드 액튼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했는데, 특혜가 특권이 되고, 특권이 부패하면 결국 국가가 불행해지는 것이다. 필요한 개혁은 숫자가 아니라 국민들의 올바른 감시자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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