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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7.02 15:44:39
  • 최종수정2025.08.05 15:15:15

김귀숙

충북단재교육연수원 기획지원부장

"와! 화장실에 머리카락이 엄청 많아." 남편이 화장실에서 나오며 깜짝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안방 화장실 바닥의 머리카락을 며칠 신경을 못 썼더니 눈에 띄었나 보다.

"갑자기 머리카락이 보였어요? 늘 떨어져 있는데?"

"그래? 응! 안경을 썼더니…."

남편은 유독 샤워부스 주변과 화장실에는 별말이 없었다. 치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다 쓴 건 여기 둬야지. 그릇은 이렇게 놓아야지. 잔소리 꽤 하는데 화장실에 대해서는 말이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안경을 벗어두고 들어가면 하나도 안 보였던 거다. 눈이 나빠서 안 보이는 것이 좋을 때가 있네. 하하하.

안 보여도 말하지 못하지만 때로는 보여도 못 본 척해야 한다고 했다. 교장연수를 받을 때 초임지에서 함께 근무한 대선배님들이 저녁을 사주셨다. 최교장님이 이런저런 조언을 하시며 "얼추 교장님, 앞으로 선생님들 하는 일은 70%만 봐요. 보여도 눈 질끈 감고 안 보이는 척, 모르는 척해야 해요."하니, 옆에 계시던 선배님은 "70%도 많아요. 한 50%만 보세요."라고 했다. 관리자의 시선으로 보이는 것을 성급하게 채근하지 말고 기다려주라는 말이리라.

교사라도 맡은 역할에 따라 보는 시야가 달라진다. 나의 경우 분교장부장을 맡았을 때 시야가 확 넓어지는 경험을 했다. 일반부장과 달리 분교장부장은 학교 전체의 교육과정과 더불어 예산과 시설을 함께 살펴야 하는 자리였다. 부임하자마자 빛바랜 태극기가 눈에 들어오고 시대에 뒤 쳐진 툭 튀어나온 칠판도 눈에 거슬렸다. 어질러진 창고와 배수구 위 이물질도 걱정되었다. 새 태극기로 갈고, 칠판을 바꾸는 공사도 하고, 배수구 위 나뭇잎도 미리 치우는 버릇도 생겼다.

1년간 교장의 시선에서 학교를 관리하다가 인근 학교로 전근하였다. 부장을 맡은 것도 아니고 1학년 담임교사에 몇 가지 업무를 맡았는데도 자꾸만 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교문 페인트가 벗겨지다 못해 학교 마크와 이름이 아예 보이지 않았고 교무실 칠판이 분교장에서와 같이 툭 튀어나와 있었다. 보이니 어쩌랴! 창고에서 흰색 페인트를 찾아 슬그머니 교문을 칠해놓고, 오가며 둥근 향나무 사이로 삐죽이 나와 있는 풀도 뽑았다. 교장 선생님께 저 60년대 칠판을 떼어내고 새 걸로 바꾸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허락하셨다. 교무실용 칠판을 새로 그려서 주문하고, 시멘트 바르고 페인트도 주변에 맞춰 칠하는 것을 3월 안에 해치웠다.

내 일도 아니었는데 눈에 보이니 아니할 수 없었다. 교장 선생님이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며 올해 김 선생님을 만난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하셨다.

눈에 보이면 내 일 네 일 가리지 않고 해치웠던 교사의 시절도 있었고, 눈에 보여도 슬쩍 눈감는 교장의 세월도 지나왔다. 내 일이 아니어도 보이면 할 수 있으려면 내게 여유가 있어야 하고 열정이 필요하다. 보여도 안 보이는 척하려면 인내가 필요하고, 그건 위험하거나 급하지 않은 일이라야 한다. 내게 안보이는 것 때문에 누군가 슬쩍 웃음 짓고 있으려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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