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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전 상당고 교장, 현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수련기획실장

우리말에는 마음 心자가 있는 단어가 많이 있다. 삼척동자도 아는 人心과 良心부터 잘 안 쓰이지만 퇴계선생이 선조 임금에게 『성학십도』 가운데 제시한 적자심(赤子心), 대인심(大人心)등 그야말로 부지기수라. 이렇게 心자가 많이 쓰이는 까닭은 사람들의 생활에서 제일 밀접하게 사용되며, 인간의 수만큼이나 마음의 상태와 변화 용례가 많다는 이야기이겠다. 사람들은 개와 닭을 잃어버리면 찾을 줄을 알면서도 마음을 잃어버리고는 찾을 줄도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어른들이 젊은이에게 많이 하는 말이 정신줄 놓거나 긴장의 끈 내려놓지 말고 매사에 조심하라는 충고이다.

조심(操心)은 지심(持心)과 통하며 우리가 매순간 잊지 말아야 할 금과옥조격의 말이다. 계단 내려갈 때, 버스를 탈 때 또는 등산할 때 등 우리가 마음을 다잡아야 할 경우는 너무도 많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무심코 길을 걷다가 발목을 삐끗한 때문에 아픈 발을 부여잡고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던 경우도 왕왕 있지 않은가. 요즈음 멍 때린다는 말이 유행하며 불멍 물멍 기타 멍 등이 많아 조심을 강조하던 선비들께 未安하던 차, 몇 달 전 국가적 재난으로 커졌던 의성 산불도 멍 때리고 방심한 대표적 결과라 하겠다. 방심한 라이터불 하나가 경북 지역 주민을 도탄에 빠지게 하고 국가적 재난으로 번질 줄이야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도 그리 될 줄 전혀 몰랐을 것이다.

하필 안동으로 산불이 거세게 다가올 때 필자는 안동시 도산에서 근무하고 있어 수련원으로 그예 화마가 덮쳐올까 봐 애를 졸이며 자의반 타의반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한 시간 지척인 안동 임하에서 올라온 연기와 매캐한 공기를 마스크로 버티는데 드디어 비상문자가 울렸다. 불길이 예안 쪽으로 번질 것 같으니 대피하라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지난 3월 25일 밤 10시경 도산서원사무소 직원과 도산서원 별유사 그리고 필자 포함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임직원 두 명이 모여,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래 소개 시키지 않았던 도산서원 옥진각에 모셔진 퇴계선생 유물을 인근 국학진흥원 수장고로 비상 이동 시키려니 참으로 개탄스럽고 기가 막혔다. 얼빵한 후손 때문에 편안히 잘 모셔두었던 유물을 옮기게 되어 그저 송구할 뿐이다. 박물관 유리창을 열고 들어가는데 500년이나 상거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듯 여겨지는 노선생 체취가 남아 있는 듯한 안석을 안아 모시며, 나도 모르게 '어이구!' 하는 목멘 장탄식에 곁에서 바라보던 이동채 별유사도 표정이 숙연해진다. 유물을 옮기고는 혹 불길이 더 급하여 세계 유산인 도산서원을 포기하게 되면 상덕사에 모신 선생 위패를 영주 이산서원으로 옮기려 서원 마당 안까지 차를 들여 두고 밤 12시가 훨씬 넘어 동재에서 이부자리를 펴는데 어디 잠이 쉽게 오겠는가.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철야 근무를 서고, 이동신 별유사는 화마가 급하다는 도지사 판단으로 도청 직원들이 철수한 하회마을 옆 병산서원 별유사들에게 산불 상황을 전화로 수시 묻는데, 평소 속옷으로 잠자리에 들므로 등산할 때 텐트 침낭에서도 러닝 팬티로 잠을 잤거늘 이 위급상황에는 그럴 형편이 아니다. 그 와중에도 외출복으로 꿀잠을 잔 것이 신기하고, 임하댐 안동댐을 넘지 못한 불씨 때문에 공기야 뿌옇지만 잔뜩 긴장하여 새운 도산서원의 무탈한 새벽도 신기했다. 내 평생 긴박하고 위태로우면서도 매우 보람 있는 하룻밤이 지나갔다.

누군가의 조심하지 않은 산불로 어떤 사람들은 인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나는 세계유산 도산서원에서 옥진각 유물을 옮겼으며 불길에 감연히 맞서 평상복으로 서원 박약재에서 비상숙직도 하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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