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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6.29 14:54:55
  • 최종수정2025.06.29 14:54:55

마선옥

한국장애경제인협회 충북지회장

사람은 누구나 아프다. 몸이 아프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아픔의 모양은 다르지만, 그 고통은 누구에게나 실재하는 무게로 다가온다. 겉으로 웃고 있는 사람도 속에선 울고 있을지 모른다. 손에 잡히는 상처는 약국에서 약을 사면 되지만, 마음의 상처는 어디에서 약을 구해야 할까.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수많은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 관계에서 오는 외로움, 실패에서 오는 자책, 사회적 시선에서 오는 위축감까지. 특히 장애를 겪는 이들에게는 일상속에서 끊임없이 마주하게 되는 벽들이 있다. 그것은 물리적인 것도 있지만, 더 깊고 오래가는 것은 보이지 않는 '인식의 장벽'이다.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진행하며 나는 종종 묻는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다루어 오셨나요?" 그 질문에 사람들은 잠시 침묵한다. 그러곤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참았어요." "익숙해졌어요." "그냥 넘겼어요." 그 말들은 결국 하나의 뜻으로 모인다. '치유 받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고백이다.

하지만 이제는 말하고 싶다. 우리는 치유 받아야 한다. 그리고 치유 받을 수 있다.

'치유'는 특별한 치료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 속에서, 관계 속에서, 이해와 공감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그 시선에서부터 치유는 시작된다. 그래서 교육도, 강의도, 만남도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치유의 시간'이 될 수 있다.

나 역시 한때는 삶의 한복판에서 무너졌던 사람이다. 오른팔 절단장애로 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낯설게 느껴졌다. 나를 보는 시선이 바뀌었다고 생각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사라졌다고 느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준 사람들이 있었다. "괜찮아. 지금 모습도 충분히 아름다워." 그 말 한마디가 나를 다시 걷게 했다. 그날 이후 나는 치유의 힘을 믿게 되었고, 이제는 다른 이들의 치유 여정에 동행하는 사람이 되었다.

쌍둥이를 낳고 목욕을 시켜 주고 싶은 엄마 마음에 안고 있다가, 놓치고 나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아이와 눈을 마주쳤을 때 아이도 울고 어미도 울었던 기억이 선연하다.

누군가에게는 이 칼럼 한 편이 위로가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강의 속 진심 어린 한 문장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치유는 선택이 아니라 권리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부딪히고 깨지지만, 그 속에서도 다시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치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멍은 가려질 수 있고, 관계의 상처는 회복될 수 있으며, 스스로를 바라보는 눈도 다시 맑아질 수 있다.

누구나 치유 받고 싶다. 그리고 그 치유는 멀리 있지 않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한 사람, 내 아픔을 공감 해주는 한 문장, 그리고 스스로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내 마음 안에 이미 존재한다. 우리가 서로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설 때, 치유는 시작된다.

이제는 나부터 그걸 시작하려 한다. 당신도 함께하길 바란다. 우리는 모두 치유 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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