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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희

객원논설위원

여학생 교복을 입고 스쿨버스를 운행한 남자기사의 영상이 SNS 엑스(X)에 떴다. 다행히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배꼽이 드러난 유치한 프릴 장식의 짧은 블라우스에 분홍색 주름 스커트를 입은 꼴이 가관이다. 흰색 스타킹과 분홍 스니커즈로 나름 깔 맞춤을 했다.

제 머리인지 가발인지 확실친 않지만 앞머리를 뱅 스타일로 자른 긴 단발머리에 흰색 헤어밴드까지, 치장에 공을 들인 표시가 나긴 한다. 그런데 만화 속 여학생처럼 차려입은 이 남자는 이만저만한 거구가 아니다. 그래서 더욱 차림새가 기괴하다.

재미로 놀이삼아 이런 복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의 의상을 입고 즐기는 하위 예술 장르의 일종인 코스프레다. 복장놀이쯤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그러나 스쿨버스 기사가 코스프레를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이 남자는 복장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이 모는 버스에 '롤리타 라인(Lolita's Line)'이란 이름을 붙였다. 롤리타 운송서비스라니, 소름 돋는 엽기적 발상이다.

'롤리타'는 러시아계 미국인으로 러시아 문학과 미국 문학의 발전에 기여한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유명 작품이다.

소설 속 주인공 험버트는 13살 때 세상을 떠난 첫사랑 '애너벨'을 잊지 못하는 중년의 남자교수다. 그래서 첫사랑 소녀와 비슷한 10대 초반의 어린이에게 집착한다. 하숙집 주인 샬로트의 열두 살짜리 딸 롤리타를 보고 한 눈에 반한 험버트는 롤리타와 가까이 살기 위해 샬로트와 결혼한다.

교통사고로 샬로트가 사망하자 험버트는 자연스럽게 롤리타의 보호자가 되는데, 그는 롤리타를 데리고 다니며 성을 착취한다. 일찍 사회화된 롤리타가 험버트를 유혹했다는 설정이 있으나 험버트의 부도덕함은 있을 수 없는 망동이었다.

소설은 질투와 복수가 뒤엉킨 한심한 치정으로 끝난다. 중년의 교수가 죽은 처의 어린 딸에게 끌려 파멸하는 소설 롤리타는 적나라한 소아성애자의 일생이다. 이 소설이 크게 반향을 일으키며 미성숙한 소녀에 대해 정서적 동경이나 성적 집착을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 '롤리타 콤플렉스(Lolita Complex)'라는 말이 생겼다.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보는 롤리타 콤플렉스가 거의 남성에게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소아성애의 증상은 남성과 여성을 가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범죄의 예도 그렇다.

몇 년 전 경남의 한 여교사가 남자 초등학생 어린이와 9차례 성관계를 가져 징역 5년형을 받은 일이 있었다. 여성은 합의에 의한 사랑이라 항변했지만 법원은 13세 미만의 초등학생은 육체적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성관계는 사실상 강간과 다름이 없다고 판시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9년, 충북 한 중학교의 여교사는 제자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교육청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으나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남학생이 '서로 사랑하는 관계'라고 진술한데다가 남학생의 나이가 형법상 미성년자의제 강간죄가 적용되는 13세 미만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 이듬해인 2020년에 '미성년자 의제강간' 기준연령이 만 13세에서 만 16세로 상향됐다.

아동성범죄는 미성숙한 아동에게 가하는 극악한 파괴행위다. 어떻게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인지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야할 말종들의 뇌를 열어 보고 싶어진다. 롤리타 콤플렉스, 입에 올리기도 더러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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