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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남

음성문인협회 회원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나가보니 마당에 눈이 수북히 쌓였다.

일기예보에 신경을 쓰지 않아서였는지 눈이 내린다는 소식을 못들었었다. 어쨌든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세상을 마주하니 요즘의 혼란스러운 상황까지도 다 덮여진 듯 해서 잠시나마 고요를 느낀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우리나라는 큰 혼란에 빠졌다. 나같은 촌부는 한해의 농사를 마무리 하고 수지타산을 맞춰보니 영 신통치 않아서 낙심하고 있는 터 였는데, 난데없이 날아든 비상계엄이 그런저런 걱정을 멈추게 만들었다. 걱정이 없어서 멈춘 게 아니고 개인의 먹고 사는 문제보다 더 중차대한 국가적인 문제가 생겨서 잠시 뒤로 미루어 놓은 것이다.

서민들은 그럭저럭 각자의 위치에서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는데 얼마나 더 사지로 몰아 넣으려고 그런 일을 벌였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선한 권력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하거나 현실 세계에 존재하더라도 극히 제한적인 영역에서만 가능하다고 어느 학자는 주장한다.

러시아 작가 알렉산드로 솔제니친은 "선과 악의 경계는 모든 사람의 마음 한복판에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선한 권력'은 존재할 수 없거나 '악한 권력'과의 경계선을 수시로 넘나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권력은 만족을 모르고 또한 권력은 마약이자 설탕인 것이란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가장 높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무엇을 더 갖고 싶어서 그런 어마무시한 권력을 휘두른 것일까. 권력을 쥐면 사람의 뇌가 바뀐다는 말이 진실인 것 같다.

연말이라 마음도 바쁘고 마무리 할 것도 많은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뜨고 마주하는 세상이 새롭고 평범한 일상들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광주의 아픔을 기억하는 우리세대들은 본능적으로 이번 비상계엄이 얼마나 무서운 발상이었는가를 알기때문이리라.

이 무서운 사태를 우리의 젊은이들은 축제로 승화시켜서 평화롭게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있다. 혹한의 추위를 견디며 각자 본인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 또는 그룹을 상징하는 응원봉을 들고 목청 껏 노래를 부르며 비폭력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철없는 10대, 20대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생각을 가졌던 것에 사뭇 미안해진다.

그들은 60대인 나보다 훨씬 더 절박했고 절실했었던 것 같다.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 흘리는 젊은이들을 보니 나도 눈물이 났다. 그리고 그 눈물 속에서 희망을 보았다. 그들이 살아 갈 세상은 더 평화롭고 더 민주적이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이제 그들이 희망이다.

마당 건너편에 지난 시월에 심어 놓은 마늘밭이 있다. 내려다 보니 마늘밭은 눈이불을 덮고 있다. 한없이 깨끗하고 포근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지금 이순간 눈이불을 덮고 있는 마늘이 참 부럽다.

눈 덮인 마늘밭을 걸으며 아이들에게 배운 '다시만난세계'를 흥얼거려본다.

'이 세상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쫒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는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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