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0.4℃
  • 맑음강릉 0.7℃
  • 서울 2.6℃
  • 맑음충주 -3.3℃
  • 흐림서산 0.2℃
  • 흐림청주 1.2℃
  • 구름조금대전 0.1℃
  • 맑음추풍령 0.1℃
  • 구름조금대구 3.4℃
  • 흐림울산 3.9℃
  • 구름많음광주 2.7℃
  • 구름많음부산 5.6℃
  • 맑음고창 -1.0℃
  • 홍성(예) 1.0℃
  • 맑음제주 7.8℃
  • 구름조금고산 7.6℃
  • 흐림강화 1.0℃
  • 맑음제천 -4.9℃
  • 맑음보은 -3.0℃
  • 흐림천안 -1.4℃
  • 흐림보령 1.4℃
  • 흐림부여 -0.4℃
  • 흐림금산 -2.0℃
  • 구름많음강진군 3.5℃
  • 구름많음경주시 3.2℃
  • 구름많음거제 6.3℃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4.11.13 15:37:51
  • 최종수정2024.11.13 15:37:50

송준호

우석대 문예창작과 교수

'사랑'이라는 말을 가장 자주 써왔지 싶다. 대중가요 가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누군가를 애틋하게 그리워하면서 몹시 좋아하는 마음을 가슴 속에 품으면 절절한 사연도 저마다 달리 표현하게 되는 건가.

숯검댕이 눈썹 나훈아는 낮게 깔리는 특유의 음성으로,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다고 노래한 바 있다. 이름조차 정겨운 '옥분'이라는 이름의 가수는 음정을 조금 위태롭게 흔들면서 '향기로운 꽃보다 진한 바보들의 이야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끊어질 듯 말 듯한 허스키 음색과 어우러져 한결 애잔하게 다가왔던 장은숙의 <사랑>은 커터 칼에 베인 듯 손마디가 쓰리고 가슴 깊은 곳까지 아리다. 이별의 아픔이 오죽했으면 세상에 다시 태어나 사랑이 찾아오면 가슴을 닫고 돌아서 오던 길로 가리라고 했을까.

살아오는 동안 누군들 심장이 찢어질 것 같은 이별의 고통을 한두 번쯤 겪어보지 않았으랴. 이런 노래는 속울음을 삼켜가며 불러야 하리. 그 아팠던 기억을 떨쳐내느라 아랫입술을 깨물어야 하리. 제아무리 몸부림쳐도 이별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세월만 한 것이 없더라는 말에 동의한다. 트로트 가수 송대관이 부른 노래 제목 <세월이 약이겠지요>처럼.

'If you do not love me / I love you enough for both!' 푸른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강릉 안목해변 어느 카페 벽에 손 글씨로 적어 붙인 영어 문장을 보았다. 첫 문장의 뜻은 금방 와 닿았다. 그런데 다음의 'enough for both'에서 눈길이 멈칫거린다. 그 뜻을 제대로 살려 번역해내기가 만만치 않다. 학창시절 영어공부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새삼 깨닫는 순간이다.

둘을 위해 충분히? 그렇게 사랑한다고? 왠지 어색하다. 과감한 의역이 필요했다. 'both'는 분명 '나와 그대'일 터…. 아하, 바로 그거였다. '만약 그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 내가 그대 몫까지 사랑하겠어요.'

무릇 사랑이란 'as you want' 혹은 'It's up to you'라고 번역되는 '너의 뜻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 자식에게든 연인에게든 이웃에게든 내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것. 그걸 기꺼이 실천하는 것. 누군가를 마음 깊이 사랑한다는 건 그러므로 스스로 '바보'가 되어야 가능한 일. 문득 눈앞에 어른거리는 이들이 있다.

'바보'로 불리는 걸 기꺼이 즐거워했던 김수환 추기경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다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났던 그 '바보'의 투박한 얼굴도 있다. 퍽 쑥스러워하는 낯빛으로 통기타를 어설프게 퉁기면서 음정박자 아랑곳하지 않고 그가 부르던 <상록수>가 파도소리와 어깨동무하고 내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생각이 거기에 이르고 보니, 사랑하다 헤어지면 다시 보고 싶고, 당신 없인 아무것도 이젠 할 수 없어서 사랑밖에 난 모른다고 했던 심수봉의 노래 <사랑밖에 난 몰라>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이토록 아름답고 풍성하게 익어가는 가을날 오후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정대철 헌정회장 "개헌 방향 '정쟁 해소'에 초점"

[충북일보] 대한민국헌정회(회장 정대철)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 대강당에서 '정치선진화를 위한 헌법 개정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헌정회는 지난해 11월부터 헌법개정위원회를 구성해 개헌의 방향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국가 100년 대계 차원의 조문을 만들었다. 이 연구에 이시종 전 충북지사도 참여했다. 정대철 회장은 "정쟁을 해소하는데 개헌의 방향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헌정회가 개헌안 마련에 나서게 된 배경은. "헌정회는 오늘날 국민적 소망인 정치권의 소모적 정쟁 해소와 지방소멸·저출생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 적극 대처하는 것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헌법에는 이러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구 유럽처럼 정쟁을 중단시키는 장치인 내각불신임·의회 해산제도 없고, 미국처럼, 정쟁을 중재·조정하는 장치인 국회 상원제도 없다보니, 대통령 임기 5년·국회의원 임기 4년 내내 헌법이 정쟁을 방치 내지 보장해주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헌법개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서 헌정회가 헌법개정안을 추진하게 되었다." ◇그동안 헌법개정은 여러 차례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