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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선병국가옥 주변 '속리 구곡 관광길' 조성

  • 웹출고시간2024.09.18 12:52:16
  • 최종수정2024.09.18 12:52:15

보은군의 ‘속리 구곡 관광길’ 조성 사업 계획도.

[충북일보] 보은군은 국립공원 속리산 주변에 '속리 구곡 관광길'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국비 30억8천만 원 등 전체 사업비 63억7천만 원을 들여 장안면 개안리 선병국가옥 맞은편 4만6천553㎡ 터에 내년 하반기까지 '속리 구곡 관광길'을 조성한다. 빠르면 오는 12월부터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주요 사업 내용은 소나무길 정비(1.25km), 관선정(觀善亭) 재현(650㎡), 생태하천 조성(1.6km) 등이다.

선병국가옥은 중요민속문화재 134호로 서원계곡 물이 갈라졌다가 다시 합수하는 수중도(水中島)에 지은 134칸 고택이다. 하천 사이 삼각주 모양의 널찍한 터에 소나무 숲이 있다.

이 집을 지은 이는 선병국의 부친 남헌 선정훈(宣政薰·1888∼1963)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남 고흥에서 무역으로 큰돈을 번 부친 선영홍과 함께 1905년 이곳에 건너와 무려 16년에 걸쳐 이 집을 지은 뒤 '관선정'이라는 서당을 세웠다.

'관선정'은 당대 명망 높은 스승을 모셔다 놓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학생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무료로 제공하며 배움의 길을 열어준 배움터였다. 저택 일부는 이들을 위한 숙소 역할을 했다.

이곳은 일본의 식민교육에 맞서 전통 한학을 가르치면서 민족정신을 이어왔다. 이곳 출신 학생 가운데 훗날 광복 이후 구성한 정부에서 일한 사람도 수두룩하다. 한학자이며 서예가였던 임창순·변시연·나준 등이 이곳에서 공부했다.

이에 군은 '관선정'을 전체면적 2천618㎡, 건축면적 650㎡(1동) 규모로 재현해 애초 이념을 계승하면서 교육 체험활동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선병국가옥을 둘러싼 기존 소나무 숲도 재정비한다. 숲과 길이 어우러진 휴식 공간을 조성하고, 주변에 생태하천을 조성해 충북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게 군의 구상이다.

군 관계자는 "사업을 완료하면 옛 선비들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역사 문화 체험 공간이 될 것"이라며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자연 속 고택에서 힐링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군 관광산업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보은 / 김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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