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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특집>다시 총 든 백전노장들 "국가 위해 몸 바칠 각오"

세계 최초 장 ·노년 민간 예비군 단체 '시니어아미'
지난해 6월 창립
보수·진보, 성별, 직업 구분 없이 누구나 가입 가능
"'자발적 예비전력' 시니어 아미 큰 힘 될 것"

  • 웹출고시간2024.06.04 17:56:08
  • 최종수정2024.06.04 18:44:44

편집자주

6일은 69회 현충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추모하는 날이다. 최근 저출산 등으로 인구감소와 함께 병력자원이 줄면서 국가 안보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해 6월 국내에서는 세계 최초 장·노년 민간 예비군 단체 '시니어아미(Senior Army)가 설립됐다. 시니어아미란 남녀·병역·국적을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을 지키고, 인간기본권을 수호하겠다는 마음으로 모인 민간 예비군 단체다. 평균 연령 65세 은퇴 세대로 구성된 이들은 예비군 훈련에도 참가하고 국가 위기 시 군 복무 자원 서약 운동도 진행하는 등 국가 안보에 이바지 하고 있다. 현충일을 맞아 시니어아미 관계자들과 정용승 충북 시니어아미 회원을 만나 설립 취지, 도내 운영 계획, 앞으로 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6일 69회 현충일을 앞두고 (사)시니어아미 윤승모 대표(가운데)와 박성복 사무국장, 정용승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왼쪽)가 청주시 사직동 충혼탑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나라가 부르면 우리는 헌신한다'

저출산·고령화로 병력 자원이 부족해지면서 국가 안보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은퇴 세대가 다시 총을 들었다. 지난해 6월 설립된 민간 단체 시니어아미의 이야기다.

지난 3일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충혼탑에서 만난 윤승모(61) 시니어아미 대표이사는 "시니어아미는 민방위의 개념을 넘어 실제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예비전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에 전시 상황 등 위기가 닥치면 젊은 세대와 같이 최전방에서 나라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구 감소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시니어아미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예비군 단체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한민국 유사시에 대비한 시니어의 역할에 대해 논의가 제기되면서 만들어졌다.

이 단체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다. 성별, 직업 구분도 없다. 나라를 위해 헌신할 각오가 돼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시니어아미의 일원이 될 수 있으며 현재는 2천명에 가까운 인원이 가입해 뜻을 함께하고 있다.

회원 대부분이 직업군인 출신으로 구성 됐을 것이라는 편견도 있지만 이들의 직업은 교직원, 공무원, 자영업자, 주부 등 다양하다.

평균 나이대는 65세로 현업에서 물러난 장·노년층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들 스스로는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인생 어느 시기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 여력을 가지고 있다 자부한다.

윤 대표는 "구성원들은 시간적, 경제적, 정서적 여유도 있고, 등산 같은 여가 활동을 통해 젊은이들에 뒤지지 않는 체력을 갖추고 있다"며 "국가에 의존하기 보다 국가 방위에 기여하기 위해 전시 상황에 예비전력으로서 투입을 대비하는 등 젊은 세대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역할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2월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 안양시 육군52보병사단 박달과학화예비군훈련대에서 입영 훈련을 받았고 올해 1월에는 20㎞ 행군 대회 행사를 여는 등 실제 국가 동원병력에 투입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시니어아미 윤승모 대표

ⓒ 김용수기자
나아가 윤 대표는 지역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올해 안으로 전국 시도단위 지회지부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세우고 있다.

윤 대표는 "대한민국 지리상 중심축이 되는 충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지부 설립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시니어아미 회원 중 100여명은 충북 회원일 정도로 충북 시니어분들도 시니어아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윤 대표와 함께 만난 충북 최고령 회원인 정용승(85)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는 "국가에 위기가 닥친다면 언제든지 나라를 위해 이 한 몸 던질 각오도 있고 준비도 돼 있다"며 젊은 세대 못지 않은 결의를 보였다.

지난 1962년 군산 제8전투비행단에 공군 장교로 입대한 그는 부대 소대장, 파견대장 등으로 근무하며 4년여간 국가 안보에 이바지했다.

전역 후 학업을 위해 일찍이 미국에서 생활하게 된 그는 자신의 국가 가치관이 미국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정 명예교수는 "미국에서 활동하며 그들의 봉사 정신과 희생 정신을 배웠는데 6·25 전쟁이 그 대표적 예시"라며 "미국인들은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하니 세계의 평화를 위해 발벗고 자원했다. 이는 그 나라의 국가관을 엿볼 수 있는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며 개개인의 희생정신과 국가관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이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희생 정신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과거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에 국가가 존재하고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윤 대표는 "정 교수님을 비롯한 시니어아미 회원 상당수는 국가를 위해 다시 한번 총을 들 각오가 돼 있다"며 "현재 정 교수님 등 100여명의 충북 회원들을 위해 지부 창설과 함께 도내 주요 군부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입영 훈련 계획 등 여러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윤 대표는 '조건 없는 헌신'을 기조로 대가 없는 봉사를 통해 장·노년층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고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는 시니어아미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윤 대표는 "국가 안보에는 나이가 없다. 앞으로도 소집·점검 동원 훈련을 실시하고 꾸준한 체력 단련을 실천해 유사시 실제 국가 동원병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시니어아미는 항상 준비돼있다. 나라를 위해 한 몸 바치겠다는 결의를 다진 시니어들을 위해 군과 지자체의 협조도 적극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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