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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1.17 16:40:08
  • 최종수정2023.01.17 16:40:08

박남희

충북북부보훈지청 보상과장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國權)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返葬)해다오."

이 말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후 뤼순감옥에 수감됐을 당시 동생에게 했던 유언이다.

하지만 순국하신 지 한 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안 의사의 유해는 발굴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진행형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것으로는 작년에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된 김훈 작가의 '하얼빈'이 있다.

영화나 뮤지컬로 여러 번 개봉하기도 했다.

정전 7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도 '영웅'이라는 영화가 개봉됐다.

충북북부보훈지청은 맹렬한 추위가 한 풀 꺾인 최근 재가복지대상 어르신들 70여 분을 모시고 이 영화를 관람했다.

재가보훈실무관들이 가가호호 방문해 상영관으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오셨다.

비록 거동은 불편하셨지만 오랜만에 외출하시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설렘이 가득한 듯 보였다.

함께하신 재가복지대상 어르신들은 대부분 6·25전쟁에 참전하신 유공자분이다.

거동이 불편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가족으로부터 적절한 수발을 받지 못하는 분들로서 재가복지서비스를 제공해드림으로써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장해드리고 있다.

올해는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각양각색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 중 하나가 6·25참전유공자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제복의 영웅들' 캠페인을 실시하는 것이다.

국가에서 제복을 제작해 영웅들께 직접 전달해드릴 예정이다.

재가복지서비스와 정전 70주년 기념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민족의 영웅이 활동했던 일제강점기와 제복의 영웅이 참전했던 6·25전쟁이 비록 시대적 배경은 다르겠지만,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자 했던 일념과 위기에 빠진 조국을 지키고자 했던 애국심만은 시대를 초월해 동일한 마음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작나무 숲, 안중근 의사의 독립에 대한 염원을 가장 잘 나타내는 약지 손가락을 자르는 장면이 하얀 눈 속 선명한 선혈과 대조를 이루며 영화는 시작된다.

뮤지컬 영화라서 중간 중간 비장의 노래와 함께여서인지 지루할 틈 없이 훌쩍 지나간 시간이었다.

우리가 지금의 발전된 대한민국에서 자유를 누리며 잘 살고 있는 것은 이 분들의 희생과 공헌이 없었다면 결코 이룩되지 못했을 것이다.

위대한 영웅들의 후손으로서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이분들의 위국헌신에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민족의 영웅을 관람하신 어르신들 못지않게 그 자녀분들이 매우 좋아하셨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비록 커다란 혜택은 아닐 수 있겠지만, 나라를 위해 희생·공헌하신 영웅들을 결코 잊지 않고 국가에서 끝까지 예우해드린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계기가 된 거 같아 뿌듯한 하루였다.

앞으로도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발굴해 마음까지 풍족한 '일류보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그리고 하루빨리 안 의사 유해가 발굴돼 어려움을 딛고 세계 일류국가로 우뚝 선 위대한 대한민국에서 편히 잠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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