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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수백만원' 월급으로 감당 힘든 간병비

청주지역 간병인 실태·제도 上. 월급보다 비싼 간병비
간병비용 전액 개인 부담
청주시내 하루 간병 비용 12만~13만원
중증·치매환자 추가비용 요구 일쑤
환자 보호자 가족 생업 포기하기도

  • 웹출고시간2023.01.09 20:21:00
  • 최종수정2023.01.09 20:21:00

편집자주

코로나19 장기화로 중증이나 고령의 환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돌봐야 하는 간병인은 턱없이 부족하다. 간병인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개인이 전액 부담하는 간병비마저 치솟고 있다. 환자 보호자들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청주지역 간병인 실태를 살펴보고 정부의 간병인제도 개선책은 없는 지 上·下로 나눠 짚어본다.

중증환자와 치매환자를 돌보는 간병인 인력난과 치솟는 간병비용 때문에 보호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주의 한 병원에 간병비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간병비가 너무 비싸서 이젠 제가 직접 늙으신 어머니를 돌볼 수밖에 없어요."

A(여·60)씨는 지난해 직장을 그만두고 현재 91세 노모를 간병하고 있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간병인을 고용해 모친을 보살폈지만 날로 치솟는 간병비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간병비 하루 13만 원씩 한 달 390만 원과 치료비까지 합치면 A씨 월급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A씨는 "간병인 한 달 고용비가 퇴직 전 다니던 회사의 월급과 맞먹는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인 B(57)씨는 "전화로 치매증상이 있는 아버지를 돌봐줄 간병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더니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는 간병비용을 더 받아야 한다고 말해 황당했다"며 "그렇다고 아버지를 혼자 둘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적금을 깨서 간병인을 고용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확산이전만 해도 하루 7만~8만 원 수준이었던 간병비가 코로나19로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12만~13만 원까지 훌쩍 뛰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더욱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환자나 치매·중증 환자 등 상대적으로 관리가 어려운 환자의 경우 간병비는 15만 원을 웃돈다.

간병비는 건강보험에서 여전히 비급여 항목으로 남아 있다. 간병인 고용 비용은 대부분 환자보호자가 전액 지불해야 하는 구조다.

12만 원 기준 간병인을 한 달 고용할 경우 360만 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가족 중 누군가는 생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장기간 간병에 따른 경제·심리적 부담으로 간병 파산이나 가족동반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접수된 간병인 관련 상담 236건 중 가장 많은 불만 유형은 '요금불만'(39.4%)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불성실 간병' 20.0%, '환자 부상' 12.3% 등의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간병비가 이같이 치솟는 원인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간병인 구인난을 꼽고 있다. 간병인업계는 현재 청주에서 활동하는 간병인수를 500~1천여 명 이내로 보고 있다.

대부분 청주지역 요양병원은 적은 수의 간병 인력으로 더 많은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다인실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이마저도 유명무실하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팀을 이뤄 함께 환자를 돌보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대다수 병·의원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지 않는다. 간호사와 조무사 인력도 부족하지만 간호업무와 별도로 간병 업무까지 맡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해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가 적용되지 않는 요양병원은 두말할 것도 없다.

국민건강보험 관계자는 "현재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인력이 부족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도 실질적으로 실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원과 간호인력 수급을 늘려야한다"고 말했다.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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