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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12.05 16:49:26
  • 최종수정2022.12.05 19:28:09

남중관

충북농업기술원 생활기술팀장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은 개인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깊은 통찰을 통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 가능하게 한다. 반면에 사생활 침해와 보안 문제가 있어 개인정보 취급에 보다 투명한 관리가 요구된다. 빅데이터는 유익해야 한다.

조선왕조는 어떻게 500여 년간 지속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단연코 객관적이고 믿을 만한 기록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의 500년 가까운 시간을 세세하게 담아낸 기록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다. 분량만 해도 1천893권 888책이며 내용 또한 풍부하다. 왕에 대한 내용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여론 등 당시의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빅데이터다.

여기에 사실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실록을 기록하는 관료를 사관(史官)이라고 했는데 사관이 무엇을 적더라도 절대권력자인 왕조차 볼 수 없었다. 사관(史官)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책임 있게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사극을 보다 보면 왕이 신하들과 독대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로써 왕은 원칙적으로 실록을 적는 사관이나 승정원일기를 적는 주서(注書)와 같은 기록자가 없이는 어느 누구도 만날 수 없었다.

실록과 승정원일기는 보이지 않는 권력의 견제장치였다.

승정원일기는 여론 등 시대상뿐만 아니라 날씨, 천문 현상을 세세히 기록하였다. 영조 46년, 세종대에 발명되었다가 임진왜란 때 사라진 측우기를 복원하여 강우량 측정이 시작되었는데 무려 170여 년간 지속되었다. 이는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오늘날 매일 통보되고 있는 재난안전 상황 보고와 비슷하다. 이는 오늘날 장기간 기상변화를 분석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현대 기상자료와 비교해 보면 비가 가장 많이 오는 시각은 새벽 5시, 가장 적게 오는 시각은 저녁 9시경, 6월 장마 주기, 연간 강수량은 비슷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1880년부터 1900년까지 20년간 비가 유독 적게 온 기록을 토대로 2000년대 이후 강수량을 예측해 보면 비가 많이 오는 경우는 2~3년으로 그치지만, 비가 오지 않는 경우는 10년 내지 20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는 오늘날 데이터를 보관, 축적하는 플랫폼이었던 것이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은 4군데에 보관했는데 이는 데이터를 분산 백업한 클라우드 시스템이었다. 최근 카카오 데이터 센터 화재 사태를 보면서 옛 조상의 지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왜 우리 조상들은 이런 유익한 빅데이터를 남기고자 노력했을까?

아마도 투명한 국정 운영을 통해 올바른 후대 평가와 더불어 백성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였을 것이다.

현재 빅데이터는 일부 플랫폼 기업에서 독점하며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보다 더 잘 안다. 하나의 동영상을 더 보게 하는 중독성, 단지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알고리즘에 따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유로이 이동하게 된다.

그래서 손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을 위한 공공 데이터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공공기관에서 데이터를 제공하고 누구든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이용권의 보편적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충청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내 농장 e-환경정보"플랫폼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농촌지역 작물 중심의 세밀한 농업기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육, 기상 위험, 병해충 예측 지도를 제공하고, 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 정보는 퍼블릭 데이터로 변환되어 데이터 기반 지역농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대왕이 직접 농사 지으시며 그리 바라던 "풍요로운 농촌, 행복한 농업인"이라는 물음에 조금이라도 화답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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