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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8.01 17:03:50
  • 최종수정2022.08.01 17:03:50

권진영

안전보건공단 충북북부지사장

14년 전 나의 일사병 경험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해 초여름 지인들과 가까운 산으로 놀러 갈 일이 생겼다.

오랜만에 회포를 풀며 머리 좀 식힐 요량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처음의 활기찼던 기운과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보조를 맞추기 힘들어졌고, 덩달아 남편과 함께 일행에서 뒤쳐졌다.

머리가 어질하고 속이 메스꺼웠지만 모처럼 야외활동으로 좋아하는 남편의 기분을 맞춰주고 싶어 이야기 하지도 못했다.

그렇게 홀로 점점 낯설고 원인모를 고통 속으로 빠지는 느낌이었다.

물을 마시려고 멈춰 섰는데, 앞서 걷다 돌아본 남편이 내 얼굴빛이 벌겋다며 다급히 다가오더니 이마에 손을 댔다.

그 때 몸의 체온은 이미 정상 범주를 훌쩍 넘은 후였다.

잠시 그늘에 누워 시원한 생수를 마시며 찬 수건을 몸에 대고 부채질하는 등 편히 휴식을 취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며 차츰 증세가 호전되어 남은 여정을 별일 없이 가까스로 마쳤다.

지나서 생각해 보건데 평소 다른 때 같았으면 비 오듯 땀이 흐르고 몸이 알아서 정상온도를 찾아 가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 운동부족과 피로에 수년간 찌들어 살아온 내 몸은 혈액순환도 잘 안되고 체온조절 신경중추에도 문제가 생겼는지 땀도 안 나고 체온이 급상승하는 무방비 상태였었던 것 같다.

만약에 나도 고열에 한동안 혼자서 방치되어 있었다면 열사병에 이르러서 위험한 상태에 처할 수도 있었을 텐데, 다행히 가까이서 내 상태를 알아차리고 급히 응급조치를 해주어 큰일을 당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게 회상해 본다.

최근 6년간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온열질환 산업재해를 입은 사람은 총 182명에 달한다.

이 중 29명이 사망했으며 건설현장 사망자는 20명에 이른다.

다행히 충북북부지역에서는 현재까지 열사병으로 인한 산재 사망사고가 보고되지는 않고 있지만, 지난 4일 가까운 대전지역 유성구 소재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온열질환은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초기에 발견하고 응급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작업 시 내 주변 동료 근로자가 고열, 두통, 메스꺼움, 어지럼증 등의 온열질환 초기증상을 호소하진 않는지 수시로 살펴볼 줄 아는 관심과 배려로 작업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옥외에서 작업하는 사업장의 경우 3대 준비사항인 물, 그늘, 휴식을 잘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동료들 간 팀을 이뤄 서로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수시 확인하고, 이상상태가 발견됐을 경우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취하게 해야 할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공단에서는 이러한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6월부터 9월 초 까지를 온열질환 예방 집중지도·점검기간으로 정했다.

충북북부지역 사업장에 열사병 예방을 위한 사업주와 근로자의 건강보호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는 등의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부터는 고열작업 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심부체온 상승을 동반하는 열사병으로 사망하거나 1년 이내에 3명이상 직업성질병이 발생하는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업주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장하는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勞使간 勞勞간 모두가 서로 배려하는 안전문화 수준의 향상을 통해 이 무더운 여름 사업장에서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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