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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으로 만난 시각장애인 부부… 이제는 '가족'

내수읍 송옥희 맞춤형복지팀장
30년간 심화섭씨 부부 물심양면 지원
심씨 방송통신대 학위 취득 '공신'
"아주머니께서 더 챙기고 위해줘
소외계층 향한 관심 더 커져야"

  • 웹출고시간2022.05.23 17:56:19
  • 최종수정2022.05.23 17:56:19

송옥희(가운데)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맞춤형복지팀장이 김대한, 심화섭씨 부부와 함께 등산을 하던 중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충북일보] "알려지는 게 부끄럽습니다. 제가 좋아서 가족처럼 지내는 것뿐입니다."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송옥희(48) 맞춤형복지팀장은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송 팀장이 30년 가까이 시각장애인 1급 부부와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는 미담이 알려지고나서다.

송 팀장은 충남대 산림자원과 재학시절 봉사동아리 활동을 하던 중 대전에 거주하는 1급 시각장애인 부부 김대한·심화섭씨와 인연을 맺게 됐다.

송 팀장은 당시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입원한 심씨의 간병인으로 대소변까지 받아냈다. 심씨는 두 달간 병원생활을 마치고 퇴원 후에도 송 팀장에게 전화를 해 감사 인사를 하며 안부를 묻곤 했다.

송 팀장은 자녀가 없는 심씨의 마음을 헤아려 딸처럼 정성을 다해 연락을 주고 받으며 왕래했다.

송 팀장은 심씨 부부와 인연을 맺으며 꿈이 확고해졌다. 청주대 사회복지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를 본격적으로 공부해 사회복지 공무원이 됐다.

심씨의 삶도 송 팀장을 만나면서 전혀 달라졌다.

심씨는 방송통신대에 진학했고 송 팀장의 지원으로 교육·법학·사회복지학 등 3개의 학위를 땄다. 이 과정에서 송 팀장이 시험 장소에 데려다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이 있었다.

심씨는 송 팀장에게 "송 팀장을 만난 인연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는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엔 송 팀장의 제보로 매일같이 등산을 하는 심씨 부부가 '세상에 이런 일이' TV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송 팀장은 제보 사례금으로 받은 50만 원을 심씨에게 전달해 생활비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송 팀장은 지금도 부부의 눈과 발이 돼 어디든 함께하고 있다. 송 팀장이 가정을 꾸린 뒤 부부의 눈과 발은 더 밝아지고 튼튼해졌다. 송 팀장의 남편과 아이들도 부부를 돕고 나선 것이다.

송 팀장은 "아주머니(심씨)께서 먼저 전화해서 '건강 잘 챙겨라, 밥 잘 먹어라' 걱정을 해주신다"라며 "아주머니께서 저를 더 위해주시는 게 많다"고 전했다.

송 팀장의 장애인을 향상 사랑과 열정은 심씨 부부 지원이 끝이 아니다.

초임 발령지였던 문의면에선 신경섬유종으로 얼굴의 혹 때문에 앞을 볼 수 없는 여성에게 '사랑의 집짓기'를 통해 집을 선물했다. 또 '사랑의 리퀘스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 여성이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돕고, 20여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재작년엔 '우수 공무원 표창'으로 받았던 여행상품권(100만 원)에 상당하는 현금을 청소년들에게 후원했다.

송 팀장은 "예전보다 장애인복지 등 사회복지가 나아지고 있으나 아직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을 위한 손길이 많이 부족하다"며 "점점 나이가 들며 예전의 열정이 줄어드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지만 우리 공무원들이 조금만 더 주변을 신경 쓰고 돌아본다면 조금 더 따뜻한 청주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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