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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4.06 15:57:00
  • 최종수정2022.04.06 15:57:00

이상명

충주농업기술센터 지방농촌지도사

'무릇 천지(天地)는 만물의 여관이고, 세월은 잠시 지나가는 나그네이다. 뜬 인생이 꿈과 같으니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옛사람들이 촛불을 잡고 밤에 놀았던 것은 진실로 까닭이 있다.'(夫天地者는 萬物之逆旅요 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而浮生若夢하니 爲歡幾何리오. 古人이 秉燭夜遊는 良有以也로다.)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기질로 산수(山水)를 방랑하며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 이백의 시 한 구절이다.

인생이 꿈같이 짧고 덧없음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한 번뿐인 인생을 전력투구해 살아가라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진 시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소중함을 빼앗기고 보낸 세월이 2년이 넘은 요즘, 우리는 새삼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되새기게 된다.

인류 역사에서 전쟁, 기아, 역병은 고난의 단골손님이었다.

세계사의 수많은 크고 작은 전쟁, 가뭄, 지진, 화산폭발 등 천재지변, 기아, 중세 유럽의 페스트, 스페인독감 그리고 현재의 코로나와 같은 판데믹은 전 인류를 곤경에 빠뜨리고 또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을 쏟아 붓게 했다.

나의 삶 혹은 우리의 삶은 깨어지기 쉬우므로 더욱 소중하게 다루어져야 함을 피부로 느꼈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열망은 '나는 누구인가'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로 본질적인 삶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게 한다.

먼저 나의 삶을, 이웃의 목소리를, 우리 삶의 현장을 둘러보자.

삶이 바쁘다는 이유로 정작 중요한 우리 시대의 소중한 철학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발전과 성장의 그늘에 가려진 소외된 사람들, 스마트폰에 지배당한 기다림, 자동차에 빼앗긴 걷는 시간들, 기나긴 사색의 밤, 시를 쓰는 마음과 시를 읽는 낭만,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순수 휴머니즘, 가족 간 대화의 부재, 지나친 개인주의에 갇힌 공동체의 가치 등 많은 것들이 우리 기억 속에서 잊혀가고 있다.

삶에 대한 감성은 무디어지고 물질적 감각은 나날이 짙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문명과 과학의 이기 속에 정작 소중한 우리 자신을 잃어 가고 있지는 않은지, 어느 순간 우리 자신에게 물어야 할 삶의 본질을 인터넷에 질문하고 있지는 않은지.

삶은 속도가 아니라 철학적 방향성과 관점이 중요하다. 삶에는 운치가 있어야 한다. 삶의 운치는 우리가 담고 가야할 철학이 의미있고 아름다울 때 보다 견고해지며 비움과 채움의 조화 속에 빛난다.

철학은 삶에 대한 의미를 갖게 하며 세상을 보는 창이며 거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철학은 전 지구적 차원의 휴머니즘을 담아야 한다.

과학기술 유토피아주의의 극복, 개발과 보존의 균형,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 자연과의 조화와 상생, 인류적 차원의 자아성찰 등을 기초로 순수한 인간성의 회복을 위한 디지털휴머니즘이 중심을 이루고, 각자의 개성이 가장 적절하게 담겨질 수 있게 조화를 이뤄가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철학의 중요한 목표다.

인간의 삶은 이야기의 역사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떻게 우리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써 내려 갈지 스스로에게 철학적 질문을 해야 할 때다.

삶의 들녘에 새로운 철학의 무지개가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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