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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4.06 09:51:30
  • 최종수정2022.04.19 10:43:49

유재경

㈜동명엔터프라이즈 안전관리자

33년여의 직장생활을 퇴직하고 100세 시대에 맞추어 제2의 직업을 고민하던 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 건설안전기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작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8개월 동안 토목공사 현장 안전관리자로서 첫 업무를 무사히 마쳤다. 초보 안전관리자로서 부담감을 안고 바쁘게 현장을 총총거렸던 시간들을 뒤돌아보니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는 뿌듯함과 동시에 건설현장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감이 다가왔다.

고용노동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 사망자 수는 우리나라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수 882명 중 반을 넘는 465명이 귀중한 생명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올해 1월 27일 지금까지 어떤 법보다 강력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하였지만 올해 들어 벌써 광주시 아파트 붕괴 6명, 경기 양주시 석산붕괴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건설현장 안전사고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현장의 업무는 근로자에게 10분간의 작업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시작된다. 안전교육에서 빠지지 않는 감초는 안전모 착용을 당부하는 것인데 간혹 '안전모를 쓰면 불편해요', '머리가 아파요', '우리 작업은 위험하지 않은데'하면서 안전모 착용을 꺼리는 근로자들이 있다. 보통 이러한 근로자는 안전관리자가 없는 곳에서는 안전모를 벗고 작업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건설현장에서 안전모는 자신이 현장근로자라는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도구이며 부지불식간에 닥칠 사고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어준다.

사고 심리학의 재해빈발 경향이론에 따르면 사람 대부분은 재해를 경험한 일이 없으나 한번 재해를 일으킨 사람이 반복하여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학자는 이러한 사람을 재해빈발자 또는 사고빈발 경향자라고 분류한다. 사고빈발 경향 자는 선천적 또는 후천적 영향에 의하여 불안한 행동, 상태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안전모 쓰기를 꺼리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마도 사고빈발 경향자 부류에 속할 것이다.

어느 날 하루는 아침 6시 조금 지나 현장 주차장에 도착하여 사무실로 걸어가고 있는데 멀리 현장에서는 벌써 예닐곱 명의 근로자들이 보도블록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중에 한사람이 하얀 안전모를 쓴 작업자가 있어 반가운 마음에 발길을 돌려 가까이 다가가니 역시나, 현장에서 언제나 안전모를 착용하고 작업하는, 인상 좋은 60대 초반의 근로자가 큰 목소리로 '안전'하면서 장난기 있는 거수경례를 하는 것이 아닌가. 안전모에 대한 인식을 보면 그 사람의 성향,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듯하다. 안전모는 안전모 자체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겠다. 안전관리자는 안전모 쓰기를 꺼리는 근로자를 잠재적 사고빈발경향자의 관점에서 조금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인다면 안전사고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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