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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의 희열

한재동 지음 / 눌와 / 216쪽

△결제의 희열

전 백화점 직원의 본격 쇼핑 에세이다. 10여 년의 직장생활 동안 월급을 물건으로 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쇼핑에 푹 빠졌던 저자가 지금까지의 구매내역을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써 내렸다. 신발과 셔츠 같은 패션 아이템부터 휴대전화와 노트북 같은 큰맘 먹고 사야 하는 전자기기들, 수건과 청소용품 같은 일상용품들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사 모은 순간들의 희로애락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저자인 한재동씨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데 나는 퇴사하고 물건을 남기고 말았다. 지금은 쇼핑과는 관련 없는 곳에서 그간의 쇼핑을 곱씹으며 글도 쓰고 밥벌이도 하고 있다. 그간의 결제들을 긁어모으니 소비로운 도시남자에서 소박한 딸 바보 아저씨까지, 인생의 순간들이 담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결제의 희열'은 그런 실패의 순간들로 점철돼 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산 온갖 불량품들의 리스트, 다양한 보조제와 함께했지만 20년째 제자리걸음인 다이어트, 명품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상품 출시 소식에 새벽부터 나가 줄을 섰지만 이미 텅 비어 있던 의류 매장.

수많은 시도와 실패들 끝에 깨달음의 순간도 찾아오는 법이다. 옷장 가득 걸린 셔츠 덕분에 브랜드별로 자신의 몸에 맞는 셔츠 사이즈를 고르는 법을 알게 되고, 다이어트는 돈으로 살 수 있는 보조제나 운동기구가 아니라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실을 마주한다. '결제의 희열'에서 저자는 그런 순간들을 포착해 자조 섞인 유머와 함께 독자들과 공유한다.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

이영희 지음 / 도화 / 292쪽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

직지문학상 수상작인 이영희 작가의 장편소설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는 인간 묘덕에 관한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직지 관련 소설에서는 묘덕을 흥덕사에서 주조한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만드는데 시주를 한 비구니로 묘사하는데 그치고 있지만, 이영희 작가의 소설에서는 그의 일생과 염원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세종시대 장영실의 제자인 묘덕의 증손자 기현을 화자로 묘덕의 비망록을 풀어가는 겹서사 구조가 이야기의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이영희 작가는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에서 역사적 사실들을 소설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생동하는 삶으로 드러내는데, 특히 묘덕의 삶과 염원을 치열하게 묘사해 뛰어난 현실감을 얻고 있다.

역사소설의 특성은 과거의 사실을 소재로 삼고 있어 조사와 취재를 통해 그 이야기를 재구성하는데, 특히 자료조사에 많은 공력을 들인 게 확연히 나타난다. 그것이 뛰어난 세부묘사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의 시대 배경은 시간적 거리에도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의미 있는 공간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직지'라는 소재의 역사적 성격이 작가의 폭넓은 관심 속에 재창조 과정을 거쳐 역사소설의 의미로 새롭게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단순한 과거의 재현을 넘어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과거와 현재를 뛰어 넘어 직지에 내포된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제 그 의미를 찾아 길을 떠나야 하는 우리는 묘덕이 만들어 놓은 그 길 위에 다시 길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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