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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1.08 20:38:41
  • 최종수정2021.11.08 20:38:41
[충북일보] 충북 교육계가 때 아닌 모듈러 교실(임대형 이동식 학교 건물) 논란에 휩싸였다. 충북도교육청과 학부모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논란의 진앙지는 청주테크노폴리스 개발지구 내 내곡초등학교다. 교육당국이 모듈러 교실을 설치하려는 이유는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서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의견은 다르다. 정상적인 학교 신축을 원하고 있다.

내곡초 학부모와 예비 학부모 등은 지난 4일 학교 앞에 근조 화환을 설치했다가 치웠다. '누구를 위한 컨테이너 교실인가', '엄마·아빠 힘이 없어', '누구를 위한 모듈러 교실인가' 등의 표현을 담았다. 도교육청은 이날 이들과 두 차례 간담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오는 10~11일께 다시 만나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곡초 학생 수는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13명이 졸업을 한다. 하지만 입학 예정은 324명이다. 그 이듬해엔 156명이 졸업하고 255명이 입학하게 된다. 2024년이 되면 198명이 졸업하고 274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현재 교실론 감당이 안 된다. 그렇다고 다른 학교 신축이 금방 되는 것도 아니다. 도교육청은 이래저래 진퇴양난이다. 모듈러 교실의 안전성과 설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모듈러 교실이 '한시적'이며 '컨테이너 교실이 아니다'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기존 교실보다 더 크고 복도도 더 넓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전성도 확실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효과는 별로다.

학부모들의 한 결 같은 요구는 신속한 학교신설이다. 도교육청은 학교신설을 위해 교육부 한국교육재정연구원과 협의한 뒤 내년도에 바로 재정투자심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화재 발굴 작업으로 추가 학교신설이 지연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분양공급 완료 4천 세대가 넘어야 학교신설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수 있다. 내곡초 인근에는 2026년이나 2027년께 초등학교를 개교할 수 있다. 그 때까지 내곡초 통학구역 밖의 학생들이 몰려들어 내곡초의 과밀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모듈러 교실이 없으면 수업 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인근에 학교가 신설될 때까지 모듈러 교실의 활용이 아주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모듈러 교실이 진정한 대안이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모듈러 교실은 최우선적으로 친환경 용도로 제작돼야 한다. 재사용을 염두에 두고 있어 학교 간 원활한 임대와 공급 등의 일정, 수익성도 맞춰야 한다. 정책적으로 추진이 잘 된 사례를 연구하고 알리는 것도 시행 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모듈러 교실은 대부분 학교 증·개축 기간 동안 공사 중 임시교실이나 과밀학급 해소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40여 개 모듈러 교실을 3층 규모로 건축한 사례도 있다. 물론 영구적으로 둔 곳도 있다. 학생 수 증감을 감안해 빠른 설치와 이동식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운동장 등 빈 공간에 설치돼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씩 사용된다. 공장에서 골조, 마감재, 기계 및 전기설비 등을 모두 갖춰 규격화된 건물로 완성해 현장에서 운송, 단순 조립 설치해 완성할 수 있다.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노후화되고 위험한 학교를 증·개축하는 동안 임시교실로 사용되면서 알려졌다. 어떤 일이든 쉬운 건 없다. 쉬워 보여도 막상 해보면 어려울 때가 많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무언가를 철저하게 잘하기 위해서는 문제점부터 살펴야 한다. 어떤 결점과 위험이 숨어있는지 찾아내야 한다. 내곡초 모듈러 교실 논란 역시 디테일 부족에서 비롯됐다. 도교육청의 예측 실패로 생긴 나쁜 결과다.

모듈러 교실 설치사업은 과밀학급 해결 방안으로 추진됐다. 도교육청은 학부모들 사이에 있는 인식 차부터 줄였어야 했다. '좋은 정책이니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태도는 공감을 얻기 어렵다. 도교육청 역시 모듈러 교실이 기존 컨테이너와 어떻게 다른지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학부모들이 모듈러 교실을 직접 보고, 업체별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지 않았다. 눈으로 확인하고 객관적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는 장부터 마련했어야 했다. 그게 내곡초 모듈러 교실 설치사업 실패의 원인이다. 소통하는 자세가 정책의 가장 중요한 디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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