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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8.30 15:35:00
  • 최종수정2021.08.30 15:35:00

이보미

청주시 강서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비가 많이 올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물이 잘 빠지게 해주는 빗물받이의 막힘 문제다. 실제로 하루 종일 장대비가 내린 날, 근무하는 행정복지센터에 물이 빠지지 않고 고여 있어서 불편하다는 민원이 접수된 적이 있다. 담당자는 장대비를 맞으며 빗물받이 점검에 나섰고 비가 그친 후 담배꽁초나 쓰레기로 가득 차서 막혀있는 빗물받이 청소를 진행했다.

지난 정책위원회 연구발표회에서 한 환경공학부 교수가 발표한 '담배꽁초가 도시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서울시에 설치된 58만 개가량 빗물받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폐기물 가운데 70%는 담배꽁초라는 것이다. 또한 국립재난안전 연구원 관계자는 "토사나 나뭇가지와 달리 꽁초나 비닐 등 인공 쓰레기는 빗물 배수를 현저하게 방해한다"라고 지적했다.

빗물받이는 물이 흐르면 이렇게 하수도로 연결되는 관이 있어서 물이 빠져나가야만 한다. 그런데 많은 빗물받이들을 보면 낙엽, 담배꽁초, 쓰레기, 흙더미들이 모두 뭉쳐서 하수도로 빠져나가는 구멍 자체가 꽉 막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집중호우나 장마철에 빗물이 빠져나가지 않으면서 제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배수가 되지 않으면 길거리가 물바다가 되는 것을 물론, 자동차 안전사고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미끄럽기도 하고 앞 차가 물을 치고 가면 물이 많이 올라오고 운전자는 앞이 안 보이기도 한다. 또 배수가 안 되다 보니 악취가 올라오거나 벌레들이 번식하는 온상이 되기도 한다. 고인 물 때문에 행인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

빗물받이에 투기된 꽁초가 일으키는 문제는 비가 많이 올 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유해 물질 성분이 많은 담배는 그 안에서 하수도를 타고 하수처리장으로 갔다가 강으로, 다시 바다로 흘러간다. 버려진 담배꽁초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쪼개지고 물고기나 조개 등이 이를 먹는다. 이 물고기나 조개가 포획돼 우리 식탁에 올라 인체로 들어가는 전형적인 먹이사슬의 수순이다. 담배꽁초가 해양 쓰레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예상보다 큰 편이다. 국제 환경단체 해양보존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30여 년간 수거한 해양 쓰레기의 3분의 1이 담배꽁초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해양 구조단이 해안 및 해저에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한 결과 담배꽁초가 전체 2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버려진 꽁초는 자연 훼손은 물론, 사람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준다. 하수구에 버려지는 꽁초를 쉽게 넘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청주시를 비롯해 매년 각 지자체별로 빗물받이를 관리하는 데 노력을 쏟고 있으나, 아무리 세금을 들여서 청소를 하더라도 누군가 담배꽁초를 투기하는 행위를 계속한다면 깨진 독에 물 붓는 격이 될 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자유지만 담배꽁초를 투기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 우리가 다니는 길에는 버려진 담배꽁초가 아닌 깨끗한 양심이 있고, 우리의 식탁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아닌 건강한 음식만 올라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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