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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직이라 생각" 베테랑 이발사

청주 '주중이발관' 남기성씨
15살때 시작…60여년 경력
경로당·양로원 봉사활동도

  • 웹출고시간2021.07.14 21:10:19
  • 최종수정2021.07.14 21:10:19

남기성(80)씨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주중이발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임영은기자
[충북일보]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이 없다고 생각해요. 죽을 때까지 건강이 유지되는 한 계속 이발관을 운영하고 싶어요."

중년의 남자 이발사가 은빛 가위를 들고 손님을 맞는 이발관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몇십년간 사라진 이발관의 자리는 '미용실'이 채웠다.

이발관이 사라져가는 상황 속에서 굳건히 버티며 여전히 손님들을 기다리는 이발사가 있다.

청주에서 '주중이발관'을 운영하고 있는 남기성(80)씨다.

남씨는 15살 때부터 이발사로 활동, 60여 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 이발사다.

손님에게 면도를 해주고 있는 남기성씨의 모습.

ⓒ 임영은기자
남씨의 이발관엔 오래된 낡은 의자와 손때묻은 가위·빗을 비롯해 면도크림이 묻어있는 면도솔, 30~40년 된 면도칼 등이 놓여 있었다.

'주중이발관'은 주성중학교 구내 이발관이라 해 지어졌다.

남씨는 '한창 전성기' 땐 기성이발관, 복지이발관, 주중이발관 등 3곳을 운영했다. 한 곳 당 4~5명의 이발사를 두며 운영할 정도였다.

이발관에 하루에 몇백명 씩 방문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이발을 받기 위해 손님들이 줄지어 몇시간 씩 기다릴 정도였다.

어린이를 비롯해 중·고등학생, 20~30대 젊은층,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들이 찾아왔다.

남씨는 "한달에 두 번 정도 쉬면서 아침에 새벽 6시에 문을 열면 손님이 없을 때까지 계속 운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15년 전부터 손님들이 줄기 시작했다. 지금은 하루 평균 10명 이내, 많으면 20명 이내로 온다"고 말했다.

남씨는 이발 커트와 더불어 손수 면도도 해준다. 10여년 동안 커트가격 5천 원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전국 각지에서 단골고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강원도 태백, 괴산, 조치원, 증평, 진천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다.

이발을 해주고 있는 남기성씨의 모습.

ⓒ 임영은기자
어느덧 단골고객들도 노인이 됐다. '거미박사'로 유명한 임문순 전 건국대 교수도 남씨의 이발관을 자주 찾았다.

남씨는 "임문순 교수가 미호천 생태조사를 할 당시 내가 '6시내고향'에 출연했었다"며 "임 교수가 (우리)이발관으로 이발을 받으러 온 후 그것을 인연으로 항상 이발을 받으러 서울에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전부 다 단골고객이다. 그러나 그 중 돌아가신 분이 많다. 일년에 한 50명씩 돌아가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씨는 미용실이 많이 생기면서 이발관이 사라지는 상황에 대해 "요즘은 남자들도 이발관보다 미용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변하는 것은 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발과 미용은 다르다. 요즘은 이발을 배우려는 학생과 젊은이들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발관을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낀 적도 많다는 남씨는 "이발 기술을 통해 남한테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20년 가까이 동안 경로당·양로원에 한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방문해 봉사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이발관을 운영한 비결에 대해선 "손님을 항상 친절하게 대하며 '왕'처럼 모시고 있다. 내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예의바르게 손님들의 상황에 맞춰 대한 것이 가장 큰 비결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항상 손님들한테 고마움을 느낀다. 건강이 바쳐주는 한 계속 이발관을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 임영은기자 dud79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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