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내 집 앞 주차금지' 청주 주택가 무단 적치물 몸살

라바콘·폐타이어 설치로 주민 갈등 심화
1인당 자동차 수 전국 2위… 주차장 태부족
공한지 주차장 조성 한계… '공공도로' 인식 전환 필요

  • 웹출고시간2021.06.09 20:09:58
  • 최종수정2021.06.09 20:09:58

9일 청주시 흥덕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 주차를 방해하는 무단 적치물이 줄줄이 놓여져 있다.

ⓒ 유소라기자
[충북일보] 청주 원도심 주택가 골목이 '내 집 앞 주차금지'를 노린 무단 적치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늘면서 주차난이 심화돼 관련 민원과 주민 갈등이 더욱 늘고 있는 추세다.

일명 '운리단길'로 불리며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흥덕구 운천동 일대가 대표적이다.

이곳 주택가는 9일 오전 시간에도 라바콘과 폐타이어, 대형화분 등이 무단으로 도로를 점령하고 있어 주차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철끈으로 묶은 원통형 콘크리트 시설물도 눈에 띄었다. 골목 주변을 하염없이 돌던 한 차량은 좁은 골목에서 마주친 차량을 피하기 위해 곡예 운전으로 빠져나가는 모습도 연출됐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당구에선 금천동행정복지센터 인근 주택가와 용암동 원룸촌, 성안길 모텔촌 등지에서 무단 적치물 관련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시청 홈페이지 시민의 소리에는 '주택가 불법 노상적치물 해결 좀… 손놓은 청주시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게시자는 "어젯밤 11시에 들어와 폐타이어가 차지한 공간을 치우고 집앞에 주차를 했다"며 "아침에 출근하려고 하니 욕설이 적힌 종이와 함께 차를 잘 빼지 못하도록 장애물이 설치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6년동안 이런 일로 주민간 갈등과 싸움이 이뤄지고 있다"며 "주기적으로 불법 적치물을 단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주차문제는 이웃간 갈등으로 번지기 일쑤다. 일부 주차 갈등은 폭행이나 사고로도 이어진다. 도로법에 의거한 무단 적치물은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주민간 갈등이 첨예하거나 업무상 생계와 연계된 경우가 있어 실질적인 행정 처분은 어려운 실정이다. 라바콘이나 폐타이어의 경우 도로점용허가 대상이 아니어서 사실상 과태료 부과도 어렵다.

청주시는 각 구별로 자진 정비를 계도하고, 정비되지 않은 적치물에 대해서는 도로법에 따라 강제 수거에 나서고 있다. 상당구 관계자는 "민원 신고가 들어오면 주민 간의 다툼을 중재하고 적치물 등을 우선 정비하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에게 강력히 제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1인당 자동차 등록대수는 창원시(0.54대)에 이어 청주시(0.50대)는 전국 2위 수준이다. 시 차량등록사업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청주시의 인구는 84만5천534명(37만9천553가구), 등록된 자가용 자동차(승용·승합·화물·특수) 수는 42만2천240대다. 시민 2명당 차량 1대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3년간 청주지역 자가용 차량은 매년 1만대 이상이 신규 등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말 기준 자가용 승용차 등록대수는 한 달 만에 889대가 늘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차 공간을 당장 늘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마땅한 공간을 찾기 어렵고, 주차장 조성 예산에도 제약이 따르는 탓이다.

현재 시가 4개구 도심 공한지에 운영 중인 주차장은 모두 38개소(1천187면)다. 신설 예정인 주차장은 내년 4월 영운동 생활SOC 복합시설 주거지 주차장(55억 원·85면)과 오는 2023년 3월 율량지구주차타워(80억 원·130면) 2개소다.

주택 부지를 매입해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려면 1면당 평균 7천만 원이라는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목 좋은 부지의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주차장으로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시 관계자는 "보조금을 지급해 시민들이 스스로 부설주차장을 조성하도록 독려하는 '내 집 주차장 갖기' 사업을 매년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 2018년부터는 학교와 백화점, 교회 등 주차장을 개방하는 민간·공공기관을 발굴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노력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주차장을 공유하는 문화와 내 집 앞 골목길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공의 도로라는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공유주차장을 적극 발굴하고, 주차장 나눔 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시책을 추진해 주차난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 유소라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