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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관 이러쿵저러쿵-"인사청문회 이원화보다 더 중요한 검증 책임"

집권 5년차 장관 3명 임명 난항에 '불편한 심기'
도덕성 검증 비공개, 정책·업무 능력 공개 유력
박근혜도 같은 주장… 여야 '제 눈에 들보' 외면

  • 웹출고시간2021.05.13 20:17:00
  • 최종수정2021.05.13 20:17:00
[충북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해 작심한 듯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청와대 검증이 완결적인 것은 아니다. 국회 논의까지 다 지켜보고 종합해서 판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요청한 3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늦어지면서 국회, 특히 야당의 반대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대통령 되면 달라지나

결국 3명의 장관 중 1명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다. 청와대는 즉시 나머지 2명에 대한 임명강행 입장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회 의견을 존중하지 않은 청문회 대상 공직 후보자가 무더기로 임명됐다. 국회 청문회에서 숱한 의혹이 제기된 후보자 다수가 내각에 들어선 셈이다.

이 때문에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그동안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 개선을 주장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는 내용은 바로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고 나머지 정책 및 업무능력 평가만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과거와 현재를 생각하지 않고 원칙적이면서 곧이곧대로 보면 백번 맞는 얘기다. 자신과 가족의 일생이 끝날 수도 있는 모욕주기 식 인사청문회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청문회를 거처야 하는 자리를 제안 받고도 물러선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간단하지가 않다. 여야가 서로 집권당일 경우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야당이 되면 청문회 강화를 주장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4년 7월 1일 전국의 주요 일간지에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했던 발언을 매우 비중 있게 다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총리 후보자 2명이 연속으로 낙마한데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정치권에 요구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증기준에 맞는 사람을 발굴하기 어려웠고, 신상 털기 등으로 검증 국면이 흐르면서 많은 후보자들이 직책을 맡기를 고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들은 "인사청문회법을 지금과 같은 형태로 만든 사람이 박 대통령이다. 이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마인드가 문제"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당시 진보성향의 언론은 물론, 보수성향의 언론들도 한 목소리로 박 전 대통령의 청문회 관련 발언을 맹비난했다.

이처럼 인사청문회와 관련된 오래된 논란은 급기야 '병·세·부·위·표'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다.

즉 병역과 세금, 부동산, 위장전입, 표절 등 5대 부적절 사유가 발견되면 장관에 임명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전 정부 시절 '병·세·부·위·표'로 낙마한 공직후보자는 수두룩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 정부에서 낙마 대신 임명강행이 이뤄진 사례가 역대 정권 중 가장 많았다.

◇'제 눈의 들보'부터 봐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인사청문회 갈등은 솔직히 국력을 낭비하는 요인이다. 그런데 국력낭비의 책임을 모두 야당에 돌리는 것은 대통령중심제, 즉 책임정치에서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 특히 야당에 책임을 전가하듯, 문 대통령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더 이상 인사청문회 수요가 없을 때, 즉 내년 대통령 선거까지 여야는 당장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다만, 야당 탓이 아닌 인사검증 실패에 대해 청와대가 '검증 실명제'를 도입해서라도 검증 실패에 대한 무한 책임이 따르도록 해야 한다.

인사가 만사다. 투명한 인사와 검증은 대통령의 수권 능력을 가늠하는 척도이자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동력임을 깨달아야 한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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