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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란

청주시 기록연구사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오늘을 기록하며,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간다. 기억하기 위해서는 기록이 필요하고, 이러한 기억의 기록은 곧 역사와 문화의 바탕이 된다. 과거에 대한 기록이 없다면 수많은 중사(重事)들은 단지 야사(野史)에 머무르거나 아예 잊힐 것이다. 이렇듯 기록은 사람들이 살아온 모습을 상징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기억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기록이 왕실이나 양반 계층의 전유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민들은 신분 등의 이유로 기록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서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기록을 생산·활용·보존할 수 있게 됐고, 어느덧 시민은 기록을 제일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계층으로 성장했다. 시정 기록은 공공기관이 무슨 일을 했는지 설명할 수 있으나 시의 다양한 변천과 관련된 전반적 기억까지 그대로 보여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개개인 삶의 기록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시민의 기억과 기록까지 함께 수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공공 기록에서 민간 기록의 수집·보존으로 활동 반경을 점점 확장해 나가야 할 때인 것이다.

이를 위해 청주시는 지난 2017년 '청주시 기록관' 개관을 통해 기록 터전을 만들었고, 2018년 '청주시 기록물 관리에 관한 조례' 제정으로 공공 기록과 민간 기록을 아우르는 제도적 근거를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만들었다. 2019년 12월 '기록문화 창의도시'로 청주가 법정 문화도시에 선정됨에 따라 청주시 기록관은 다양한 기록 관련 사업을 제안했고, 현재 이를 문화도시센터와 연계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청주의 다양한 기억을 발굴하는 시민 아키비스트(기록 활동가) 양성, 공공 기록과 별개로 민간기록에 대해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관리·활용할 수 있는 '시민 기록관'을 문화도시 특화사업으로 제안하고 발표했다. 현재 많은 지자체가 시민 기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수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민간기록 관련 법률이나 기본 매뉴얼, 보관 장소 등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이를 실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주시 기록관에서는 문화도시센터와 긴밀하게 협업해 시민 기록관을 구축하고 민간기록 관련 매뉴얼을 제정하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또 청주시 제1호 마을 아카이브인 옥산면 덕촌리 독립운동마을을 조성해 청주의 역사교육과 문화체험의 장소로서 기억의 공유뿐 아니라 아이들과 어른들이 같이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기록문화체험 프로그램, 1인 1책 만들기, 기록 세미나 등을 개최했다. 청주시 기록관은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시민이 기록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데 디딤돌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기록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부터 시민의 귀중한 기억을 가치 있는 기록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공공 기록과 민간 기록을 어떻게 아우를 수 있을지 다양한 생각을 나눌 것이다. 관(官)과 민(民)의 협업 필요성과, 기록관에서 수행하는 앞으로의 기록 관리 방향성에 대해 논의해보면서 공적인 기록뿐 아니라 시민의 기록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록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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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