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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출신 조선시대 문신 김정 선생 시비건립 눈길

보은군 지난해 말 삼산공원 조성하며 설치
충암 한시 '문득' 새겨 선생 재조명 사업에 힘 보태
올해 충암 타계 500주기…후손들 "뜻깊은 일" 반겨

  • 웹출고시간2021.03.21 16:11:37
  • 최종수정2021.03.21 16:11:37

충암 김정 선생의 후손인 김치구 씨가 보은읍 삼산공원에 설치된 충암 시비의 '문득'이라는 한시를 바라보고 있다.

ⓒ 이종억기자
[충북일보] 보은 출신으로 조선중기 문신이자 유학자인 충암(沖菴) 김정(金淨·1486~1521)선생의 시비(詩碑)가 보은읍 삼산공원에 건립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보은군은 지난해 삼산공원을 조성할 때 공원 안쪽 중심부에 이 시비를 설치했다. 올해가 김정 선생 타계 500주기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문득 날이 저무니/ 때는 이미 서늘한 가을이구나/ 촌마을엔 절구소리 급하고/ 들판에는 일 수레가 쉬고 있네/ 산이 저무니 돌아가는 구름이 모여들고/ 수풀이 깊으니 지친 새들이 뛰어 드네/ 단정히 앉아 사물의 변화를 바라보나니/ 이 생이 뜬구름 같음을 깨닫는구나'

김정 선생의 삼산공원 시비에 적혀 있는 '문득'이라는 제목의 한문시는 한글 번역본으로 국역 충암집 상권 31~32쪽에 들어 있다.

'국역 충암집'은 한문학의 백미라 불리는 한시 500여수를 포함해 우리말로 된 한글 번역본과 한문 원본이 함께 실린 상·하권 총 1천여 쪽이 넘는 책이다.

김정 선생의 후손인 김병서 씨는 최근 충암집 국역본을 숙독한 뒤 "충암집 대부분의 글들은 자연과 이별, 고향과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고 있고, 특히 속리산과 구병산에 대한 글을 포함하고 있다"며 "충암집은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김정 선생이 조선 중종 기묘사화와 신사무옥에 연루돼 제주도로 유배된 뒤 사약을 받고 36세의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둔 지 500년이 되는 해다.

이와 때를 같이 해 김정 선생의 후손들과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충암을 재조명하는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보은군은 2019년 9월 김정이 학문을 갈고 닦은 곳으로 종곡초등학교의 모태가 된 석천암을 복원한데 이어 지난해 삼산공원을 조성하면서 김정 선생 시비를 세워 그의 뜻을 기리고 재조명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정 선생은 보은 종곡리에서 태어났다. 조선중기 조광조 등과 함께 개혁정치를 시도한 유학자로 18세에 사마시에 합격하고, 21세에 문과에 장원급제했다. 이후 여러 관직을 거쳐 대사헌과 형조판서를 지냈다.

중종 9년(1514) 순창군수로 재직하던 중 폐위된 중종 왕후신씨(愼氏) 복위를 주장하는 소를 올렸다가 보은으로 유배됐다.

1519년 기묘사화 때 극형에 처해질 뻔 했으나 영의정 정광필(鄭光弼) 등의 도움으로 금산에 유배됐다가 진도를 거쳐 다시 제주도에 안치(安置)됐다. 그 뒤 신사무옥(辛巳誣獄)에 연루돼 사림파의 주축인 생존자 6명과 함께 다시 중죄에 처해져 사약을 받고 숨졌다.

보은 상현서원, 청주 신항서원, 제주 귤림서원, 금산 성곡서원 등에 제향 됐으며 제주 5현 중의 한 분으로 추앙받고 있다. 저서로는 '충암집'·'제주풍토록' 등이 있다.

김정 선생의 후손 김치구 씨는 "보은군에서 보은읍 중심지에 조성한 삼산공원에 선대 할아버지의 시비를 건립한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며 "충암 선생 타계 500주기를 맞아 아주 뜻깊고,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보은 / 이종억기자 eok52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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