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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쓰레기집 上. 사례

"악취로 수년째 고통… 화재 위험도"
청주 저장강박증 의심가구 60여곳
최근 '아동 방임 혐의' 입건 사례도
도움의 손길 거부해 후속조치 난항

  • 웹출고시간2021.03.16 20:40:56
  • 최종수정2021.03.16 20:40:56

편집자

주거 취약계층인 '저장강박증 의심가구'가 늘고 있다. 집 안팎에 장기간 쓰레기를 쌓아 건강 악화와 위생문제, 주변 이웃과 불화가 발생하는데도 자력으로 정리가 어려워 집 청소뿐 아니라 심리치료가 필요한 경우다. 전문가들은 악취와 화재 위험, 주민 갈등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단순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복지 사각지대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 저장강박증 의심가구 사례를 들여다보고, 개선 방향을 진단해 본다.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저장강박 의심가구, 이른바 '쓰레기 집'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16일 저장강박이 의심되는 청주시의 한 주택 입구에 잡다한 물건들이 잔뜩 쌓여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날이 풀리니 더 고통스러워요. 몇 년간 쌓인 저 쓰레기들 때문에 악취에, 벌레에 동네 꼴이 말도 못합니다."

16일 청주시 상당구의 한 주택가. 주민들의 안내를 받고 찾아간 곳은 집이라고 보기 힘든 상태였다.

필요없는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저장강박증 의심가구, 일명 '쓰레기집'이다.

집 주인이 이곳저곳을 다니며 주워온 잡동사니로 집 안은 물론 집 앞 대문과 도로변은 쓰레기들로 가득차 있었다.

집 안을 들여다보니 언제부터 쌓였는지 모를 온갖 상자와 쓰레기로 발 디딜 틈조차 찾기 힘든 상황이었다.

높아진 기온 탓에 악취가 진동한다며 주변 이웃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A씨는 "냄새도 냄새지만 자칫 불이라도 나면 쓰레기 더미로 옮겨붙을까 우려된다"면서 "공무원들이 찾아와 설득을 해도 달라지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가족 중심 돌봄기능 약화 등으로 이러한 쓰레기집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 같은 주거 취약계층이 늘어나고 있으나, 접근이 쉽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인근 주민 신고에 의존하다 보니 현황 파악도 쉽지 않다. 청주시가 지난해 파악한 저장강박증 의심가구만 60여가구에 달한다. 집 외부가 아닌 내부에만 쓰레기가 쌓여있는 경우도 많아 실제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일부 저장강박증 의심가구의 경우 아동 학대 의혹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1월 7일 청원구 우암동의 한 주택에서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아동을 양육 중인 사례가 발견됐다.

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청원경찰서는 청원구 우암동에 거주하는 B씨를 아동복지법 위반(방임) 혐의로 입건 수사 중이다.

B씨는 잡동사니가 가득한 집에 자녀 1명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저장강박증 등 심적 불균형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찰 입회 하에 현장조사를 했던 우암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3인 가족 중 부친은 외지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 모친과 초등생 자녀 2명이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2명 정도가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잠자는 공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쓰레기 더미였다"고 설명했다.

저장강박증을 앓는 경우 대부분 지자체와 직능단체의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후속 조치도 쉽지 않다.

상당구 중앙동의 한 저장강박증 의심가구는 지난 2018년 이전부터 고물과 폐지 수집을 시작해 집 안뿐 아니라 집 인근까지 물건을 쌓아 놓은 상황이다.

도로변 적치물을 수거 조치 하려해도 "사유재산이니 치우지 말라"며 반발하는 등 지원을 강하게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구청 관계자는 "그동안 주택가와 도로변에 장기간 쌓인 쓰레기 무단 적치물로 인해 비위생적인 환경과 악취 민원, 화재 위험을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라 여러 차례에 걸쳐 불법 적치물 자진 철거 계도 조치와 일부 수거 조치를 해왔으나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장강박증 의심가구는 건강 악화와 위생문제, 심적 문제가 있고 주변 이웃과 불화가 발생해도 자력으로 정리가 어려워 심리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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