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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가 뭐길래… 직장인 '엇갈린 분위기'

"금방 부자된 기분" - "박탈감 느끼네"
한 직장 내에서 '보이지 않는 벽' 형성도
코로나19 사태 맞물려 '끼리끼리 문화' 가속화
관공서 '근무시간 중 금지'… 사기업도 속속 도입

  • 웹출고시간2021.03.08 21:12:28
  • 최종수정2021.03.08 21:12:28
[충북일보]충북도내 한 중소기업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는 지용준(38)씨는 요즘 '일 할 맛'이 난다.

업무가 즐거워서가 아니다. 올해 초 가상화폐 투자로 '짭짤한 맛'을 봤기 때문이다.

지씨는 지난 1월 3천만 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 3천만 원은 모두 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지씨가 투자한 가상화폐의 거래가격은 지난 2월 4배 수준에 도달했다. 지씨는 투자금 3천만 원 외에 한 달 새 9천만 원의 이익을 본 셈이다.

지씨는 "투자금 3천만 원은 회수하고, 9천만 원을 쪼개 여러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며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다. 회사 내에서 점심값, 커피값은 흔쾌히 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시기에 함께 투자한 직장 동료들과 서로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며 "그전에는 회사 생활이 즐거운 것 만은 아니었지만, 요즘은 출근해서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대화를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덧붙였다.

가상화폐 투자가 직장인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가상화폐 거래 앱 가입자 수의 폭증이 이를 대변한다.

지난 2월 중순 A코인 관련 신규가입자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A코인은 2019년 중반 출시된 가상화폐다.

'비트코인' 등 주종목에 가려져 가입자 수가 많지 않았지만, 올해 연초 투자 붐을 타고 가입자 수가 급증했다.

앞서 각종 가상화폐(코인)를 거래할 수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 B사 가입자는 지난 1월 500만 명을 넘어섰다.

직장인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가상화폐 시장으로 뛰어드는 형국이다.

전국민이 가상화폐에 뛰어들어 이득을 내면서 반대급부로 '벼락거지'라는 표현마저 유행하고 있다.

벼락거지는 '벼락부자'와 상반되는 표현으로. 부동산·주식·가상화폐 등으로 이득을 본 사람들에 비해 생활이 달라지지 않은 사람을 의미한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불장(부동산·주식·가상화폐 가치의 급상승)'에 관심이 없었거나, 제때 투자를 하지 못한 사람이 이들이다.

문제는 불장에서 이득을 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과 상대적 박탈감이다.

가상화폐에 투자한 직장인들이 근무시간에도 관련 행위를 하면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다수의 인원이 동행하지 못하는 분위기와 맞물려 '투자자' '미투자자'로 갈라지는 '끼리끼리 문화'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도내 중소기업 직장인 연모(39)씨는 "사람들은 '투자'라고 하지만, '투기'로 보여서 주식과 가상화폐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그저 직장생활만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후회된다. 직장 동료들이 연말연초에 가상화폐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을 때 해 볼 걸 그랬다"며 "가상화폐로 몇 천만 원, 몇 억 원 이득을 봤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부럽고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가상화폐를 하는 직원과 하지 않는 직원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 같다"며 "근무시간에 업무는 하지 않고 가상화폐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는 등 업무태만한 모습을 보면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충북도교육청 등 각급 관공서는 근무시간 주식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주식거래 등으로 인한 업무 누수와 직원 간 갈등 등을 예방하기 위해 사기업도 비슷한 조처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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