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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2.04 18:13:55
  • 최종수정2021.02.04 18:13:55

홍진태

충북대 약대 학장

올해 초 31번째 국산 신약인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가 출시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국내 제약사에서 신약을 개발했다는 소식은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지난 2018년 HK이노앤의 '테고프라잔'에 이어 3년만의 신약 출시라고 하니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개발 과정이 얼마나 어려움 일인지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신약 개발은 10년, 20년 아주 긴 시간이 걸리는 마라톤과 같다. 그래서 바이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긴 장기적 안목과 계획을 갖고 연구개발, 임상, 사업화, 마케팅 등 각각의 분야가 유기적인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집적화된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에서도 그런 점을 잘 알기에 지난 2009년 초대형 의료산업 집적화 국책사업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단지)를 추진했고, 당시 대부분의 지자체가 유치전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거친 끝에 같은 해 8월 충북 오송과 대구 신서가 첨복단지로 최종 선정됐다.

이후 지난 10년 간 오송은 식약처, 질병관리청 등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과 제1·2생명과학단지 조성, 대웅제약 등의 100여 개 제약사 유치, 충북산학융합지구 및 바이오캠퍼스 조성, 줄기세포재생연구센터 등 핵심연구개발 지원시설은 물론 첨단의료제품 개발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을 모두 갖추며 국내유일 산·학·연·관 바이오클러스터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많은 성취에도 불구하고 오송 첨복단지가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클러스터를 목표로 큰 기대를 안고 출발한 것에 비해 그동안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박한 평가의 목소리도 들려오는 것이 사실이다. 첨복단지가 만족스러운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집적화의 실패'에 있다.

당초 첨복단지는 참여정부 시절 집적화를 단일안으로 기본계획을 잡고 있었다. 또한, 국가생명과학단지인 오송이 유일한 대상 지역이었다. 그러나 이후 정부가 바뀌면서 정치적 영향과 지역 간 경쟁의 결과로 충북 오송은 바이오신약과 BT기반 의료기기, 대구 신서는 합성신약과 IT기반 의료기기로 나뉘게 됐다. 당시 분산배치의 명분은 양 지역의 합리적 경쟁과 국가의료산업의 중추를 나눠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모든 산업의 발전에 있어 전후방산업의 집적화와 밸류체인 연계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바이오산업은 사업화 과정에서의 실패 위험이 높고 수익창출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특성 때문에 고도의 집적화가 요구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이런 첨복단지를 나누어 조성한다는 것부터 첨복단지, 나아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더딘 성장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인천 송도와 전남 화순 등 여러 지역의 유력 정치인들을 필두로 너도나도 첨복단지 추가 지정을 보건복지부에 요청하는 모양새다. 결국 잘못 꿰인 첫 단추가 계속해서 소모적인 논쟁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감염병 위기상황 속에서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 증가로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은 유례없는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바이오산업은 부족한 자원과 인력이 분산된 채 혁신의 첫발을 내딛지도 못하고 주저앉을 위기에 처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5월 충북 오송에서 '바이오헬스 국가비전'을 선포했다. 이제라도 제대로 된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드는 데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K-BIO의 성공과 실패, 정답은 '집적화'에 있다. 지역적 이해와 정치논리 개입으로 국익을 해치는 실수를 다시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모쪼록, 우리나라에도 10조원 매출의 글로벌 제약사가 나오고, 바이오산업이 세계 최고에 올라서도록 제대로 된 첨복단지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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