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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心身 그러니까 몸과 마음이 건강함을 전제로 물음을 던져본다. 사랑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일까? 여러 상황을 개의치 않을 만큼 현실은 만족스러운가?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실제 상황들이 핑크빛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고 있다. 핑크빛 환상은 대단히 위험하다!

필자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누군가를 호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허점이 노출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소유욕에 매몰되는가 하면, 상대에게 과도한 집착, 그리고 폭력은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진부한 패턴을 포장하기 때문이다.

호출이 실패했을 때 생물학적인 좌절감은 많은 압박을 가해오기도 한다. 상대를 만나고 뜨겁게 달아올라 좋아하고 사랑한다 해도, 현실이라는 굴레에 갇혀 계속 치이다 보면 처음 가졌던 아련함이 금세 사라지고 만다.

좋아하고 사랑하고 싶어 했던(여전히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몇 번 좌절되었고, 마지막엔 한 사람이 영원히 레테강을 건너고 마는 상황을 바라봐야 하는 한계 상황에서 자의식은 커져만 갔다.

뭐가 문제일까? 내가 부족한가? 상대는 있는가? 공부한다고, 사업한다고, 배려한다고, 도와준다고 했던 일들... 때문에 가지고 있는 자금도 바닥이고, 내가 또 이걸 할 수 있을까?

해서 뭐 하나? 수많은 사랑 이야기가 허상인 것도 알겠고, 지금 시작하는 사랑이라는 것, 참으로 대단한 일도 아님을 알겠는데, 그럼 도대체 이는 무엇일까?

진퇴양난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출구를 찾아줄 대상은 있기나 한 것인가. 결국 나는 id를 억압하고, 리비도를 발동해야 했다. 리비도를 정상으로 작동 시킬 것, 자아가 못하면 초자아를 동원하여 육신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무사히 전환시켜, 우아한 지성인으로 남아야 한다는 것.

남기 위한 문턱에서 많은 서성거림이 있었던 지난 700여일 시간과 또 새로운 365일 이라는 시간, 결국 2021년이 시작되었다.

나머지 시간을 솔로로 살아 갈 것인가. 미련을 가지는 것은 정상을 찾는 생활에 대한 환상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며, 이는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정상이라는 관계는 여러 기준들이 작동한다.

서로 관계를 잘 맺고 잘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욕망이 id를 치고 나올 때 이 마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물론 충분한 학습과 훈련으로 제어가 가능하지만 이 또한 믿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어찌 되었건 누구도 명석하고 판명한 결론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참 어려운 숙제이다. 제도와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바로 이런 영역 아닐까 생각해본다.

눈보라가 어금니 빠져나가면서/ 부서지는 날들이 지나갔다/ 바람에 떨어진 낙엽이 뒹구는 어느 날/ 여자가 내게로 왔다/여자가 오자 나는 꽃무늬 요와/ 분홍색 파랑색 베개를 사와/ 나란히 놓았다/ 그리고 신혼이라 했다/ 신혼여행을 갔다/ 삼성궁/ 통영 몽돌해변/ 외도/ 바람이 부는 언덕에서/ 바람 끝을 만지며/ 바람 모퉁이를 돌아/ 우리는 웃었다/ 맨바닥 꽃무늬 요처럼/ 반짝였던 그림자가 길어져 가던/ 바닷가에서/ 여자는 나를 바라보았다/ 정동진 시간 여행을 떠나는/ 빨간 기차가/ 모래시계 꼭대기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雪山에 올라 울었다

-황인술, 「설산에 올라 울었다」, 부문

우리는 서로 마주하면서 그때 그때 서로의 관계를 바꿔가면서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몸을 바꾸면서 끊임없이 적응해 나가는 것이 삶이지 않던가. 몸을 바꾼다는 것,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불안이라는 숙제를 안고 시작하는 것이다. 불안한 관계 맺기. SNS는 이런 공간 아닐까? 긍정적으로 해석을 해본다. 이 또한 건강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아직은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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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