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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서

전 옥천군친환경농축산과장

가축(家畜)에 축(畜) 자는 밭 전(田) 자 위에 검을 현(玄) 자로 되어있다. 가축분뇨를 논. 밭에 뿌려 땅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에서 유래된 글자다. 논밭에서 나오는 농산부산물과 볏짚 등을 가축에게 다시 먹임으로써 서로 순환하며 상생한다는 그런 뜻에서 축산(畜産)이란 말이 유래된 것이다.

경제발전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육류 소비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축산업은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또한 저금리 시대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중 자금이 축산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아울러 코로나 19로 직장이 변변치 않은 자식들에게 승계해줄 목적으로 축산,

특히 한우 사육을 선호하고 있다. 또한, 축사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하게 되면 1.5배의 전기료 수입이 보장되므로 축산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어려운 농촌에서 그나마 돈이 되는 것이 유일하게 축산이다. 이와같은 사유로 급속하게 축산이 늘어나면서 가축분뇨로 인한 악취 문제가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우리 군에도 청산면 인정리, 청성면 조분, 능월리, 이원면 윤정리 양돈 단지 주변의 문제는 보통 일이 아니다. 또한 한우 사육이 밀집되어 있는 옥천읍 구일, 삼청리 지역도 마찬가지다. 가끔 야간이나 날씨가 흐린 날 지나다 보면 그 실상을 실감하게 된다. 기압이 낮아 공기가 정체되어 있는 저녁부터 새벽녘에는 인근 지역 주민들은 머리가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기록적인 긴 장마가 이어진 올해엔 저기압이 머무르는 날이 많아 악취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가 더욱 심했다.

이웃 보은군은 우리보다 문제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군 전체 인구보다 소 마릿수가 훨씬 더 많은 웃지 못 할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가축분뇨로 인한 악취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청정한 농촌에서 전원생활을 하기 위하여 귀농한 사람들이 축산분뇨로 인한 악취에 시달리다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역 귀농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농진청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약 9%가 역 귀농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30% 이상 되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웃 보은군에는 1천200호의 농가에서 한우·젖소 3만 2천두, 돼지 2만 5천두, 닭 130만 수를 사육하고 있다. 연간 총 2천850 억 원의 조수익을 올리는 등 그동안 축산업은 농가 소득을 높이고 지역경제를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쾌적하고 청정한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일반 주민들에게는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보은군의 가축분뇨 발생량은 1일 780t 연 28만 5천 톤으로 이 중 9% 정도만 가축분뇨자원화시설, 분뇨처리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나머지 91%는 개별 처리해야 하므로 축산 농가들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축산 농가를 범법자로 내몰지 않도록 하면서도 환경을 보전하고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가축분뇨의 공공 자원화 시설'이 조속히 설립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14년 개정된 가축 분뇨법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축산업자는 공공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등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가축분뇨를 자원화 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청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듯이 후손에게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물려줘야 하는 책무를 동시에 지고 있다.

축산농가와 지역주민이 가축분뇨의 악취에서 해방되고 청정 환경 속에서 서로 공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국가는 물론 양축농가, 지자체 등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축산인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업형 축산에게는 환경개선부담금, 탄소배출 부담금 등의 부과도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축(畜)이란 글자가 밭 전(田) 자 위에 검을 현(玄) 자를 합한 畜 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가축!, 너에게 묻는다, 오줌.똥 함부로 싸지 마라, 너는 언제 너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주민들의 원성을 귀담아들어 본 적이 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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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