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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1.30 16:30:53
  • 최종수정2020.11.30 16:30:53

이규완

옥천 군남지역발전협의회장

이시종 지사가 17일부터 3일간 강원도와 충북을 잇는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다는 보도를 보았다. 대회 주최자가 충북도인 모양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0명이 넘어 제3차 감염폭증이 우려되는 상황도 문제지만 뜬금없는'강호축 상생 마라톤'이라니.

이 지사는 몇 년 전부터 '강충호축 개발 청사진'을 이야기하고 있다. 강원-충청-호남을 잇는 발전 전략이다. 언뜻 보면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전라남북도와 강원도를 KTX오송역과 충북선이라는 교통 인프라를 이용해 연결하고 교류를 촉진하면 그 브릿지 역할을 하는 충북은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여기엔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목포에서 광주-전주-오송-청주-충주- 제천-원주-강릉으로 이어지는 축에선 산업 및 인적 교류 등을 촉진할 만한 기제가 미미하다. 단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수는 있다. 강릉 속초를 지나 북한 원산과 청진을 거쳐 시베리아철도와 연결될 경우다. 강호축 발전을 얘기하는 사람들의 심중에는 이런 기대가 잠재돼 있다. 그러나 이는 통일이 되거나 북핵문제가 풀려야 실현 가능하다. 지금으로선 기약 없는 막연한 상상일 뿐이다. 이번에 열리는 제1회 강호축 상생 강원·충북 마라톤대회도 강충호축 개발을 띄우기 위한 일환인 듯싶다.

이 지사는 지금 이 상황에서 명분도 실익도 없는 일을 벌일 게 아니라 도민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 충북 충주 출신인 이 시장은 첫 임기 때부터 충북의 균형발전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세 번째 임기의 중반인 현재 지난 10여년 동안 충북의 균형발전은 말뿐이었다. 충북의 개발은 진천-음성-충주-제천 등 북부권에 집중돼 있다.

특히 진천에는 혁신도시가 들어섰고 국가기관도 여럿 들어왔다. 특히 수도권 지방이전정책의 과실을 따먹고 있다. 중부권은 그나마 도청소재지 청주가 팽창하면서 그 곁불을 쬐고 있다. 증평은 사정이 좀 낫다. 충북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 남부3군이다. 보은 옥천 영동은 중앙정부 뿐 아니라 도로부터도 소외돼 산업기반이 전무하고 갈수록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이시종 지사는 효과가 의심스러운 '강충호축 개발'에만 골몰하지 말고 도의 균형발전에 남은 1년 반 임기를 바쳐야 한다. 백번 양보해 강충호축 개발이 힘을 받는다 해도 그 수혜는 청주와 증평 충주 제천 단양 등 중·북부권에만 돌아가고 남부3군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지난 달 말 옥천에서 충북남부출장소 주최로 남부3군발전포럼이 열렸다. 공병영 충북도립대 총장 등 남부3군 시민 대표 38명이 남부3군 발전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남부3군 도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길 바란다.

남부3군은 중북부와 달리 수도권과 멀고 세종시와도 거리가 있어 개발의 손이 미치지 못해 여전히 농업이 주산업이다. 변변한 기업 하나 없다. 보은은 보령과 울진을 잇는 동서고속도로를 비롯해 2개의 고속도로가 지나가면서 친환경 업종 위주로 산업단지를 들일만하다. 입지적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영동은 보은과 옥천보다도 더 농업지역 색채가 짙다. 영동은 대도시와 이격돼 있다. 산업단지 입지로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영동의 주작목인 포도를 테마로 한 한국판 와이너리의 메카로 개발하면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오염되지 않는 환경과 수려한 경관의 금강유역을 활용해 대규모 힐링 휴양단지를 조성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남부3군 가운데 별 특징 없이, 이것저것 장단점이 혼합돼 있는 지역이 옥천이다. 대전에서 직선거리로 14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지리적 영향 때문에 이점도 불리한 점도 적잖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옥천은 중장기 비전을 말하기 전에 현안부터 해결해야 한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현재 옥천이 당면한 최대 현안 중 하나를 해결하는데 이시종 지사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서다.

현재 옥천의 최대 현안은 옥천읍 남서쪽에 놓여 있는 경부고속철도 남부연결선 폐선의 처리문제다. 약 2.5km의 이 복선 철도는 경부고속철도 대전 도심구간 공사 지연으로 대전역에서부터 옥천까지 기존 경부선을 활용하기 위해 임시로 가설한 철로다.

2001년 건설에 들어가 2004년부터 2015년까지 11년간 고속철 연결선으로 쓰인 후 현재 버려진 지 5년이나 지났다. 당초 정부는 철로로서 용도가 끝나면 철거한다고 옥천 주민들과 약속을 하고 토지를 수용했다. 2016년 정부는 280억원의 철거비용을 예산에 넣었지만, 철도시설공단이 민간사업자로부터 레일바이크 활용 계획을 제안 받고선 철거 대신 유지하는 쪽으로 돌아서 정부 예산이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초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업성 고려 없이 추진된 레일바이크 사업은 좌초됐고, 현재까지 흉물로 방치돼 있다.

옥천 폐철로는 그동안 옥천 주민들과 옥천군수, 옥천 출신 국회의원이 중앙정부와 철도시설공단 등에 조속히 철거해주기를 촉구해왔으나 아직 확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철거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는 말만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는 사이 옥천 주민들은 흉물로 남은 폐철로를 바라보고만 있다. 자연훼손, 환경오염은 물론 지역을 갈라놓아 지역경제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옥천은 지금 무슨 발전 계획을 수립할 계제가 아니다. 우선 이 폐철로를 철거한 후에야 개발 청사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시종 지사에게 촉구한다. 남부3군 주민들도 충북도민이다. 남부3군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간절히 바란다. 특히 옥천 주민은 오늘도 폐철로를 쳐다보며 답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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