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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같던 친구가 하늘나라 간 뒤 내 삶이 바뀌었다"

'전국 감사편지 쓰기' 최고상 받은 세종 소담고 김청명
내성적이던 자신 응원해 준 친구가 백혈병으로 떠나자
용돈 아껴 기부,생머리 35㎝까지 길러 환자들 돕기도

  • 웹출고시간2020.11.08 14:29:31
  • 최종수정2020.11.08 16:13:03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주최한 '5회 전국 감사 편지 쓰기 공모전'에서 최고상인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세종 소담고 1학년 김청명 양.

ⓒ 세종시교육청
[충북일보] "…내가 지금처럼 성격이 활달해지기까지는 네 공이 가장 크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이젠 그러지도 못 하게 됐네.

…네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말이 '얼른 병이 나아서 초코파이를 먹고 싶다'라는 걸 알게 됐어. 그 후로 난 적은 돈이지만 모아서 기부를 했고, 머리를 길러서 백혈병 환자용 가발을 만드는 곳에도 보냈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최근 연 '5회 전국 감사 편지 쓰기 공모전'에서 세종 소담고 1학년 김청명(16) 양이 깔끔한 손글씨로 쓴 편지 내용의 일부다.

주최 측은 전국 아동·청소년 15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번 대회 결과 모두 8명에게 각종 상을 줬다. 이 가운데 김 양은 최고상인 교육부장관상(상금 50만 원)을 차지,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목련광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을 대표해 편지 낭독도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주최한 '5회 전국 감사 편지 쓰기 공모전'에서 최고상인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세종 소담고 1학년 김청명 양이 쓴 편지(1).

ⓒ 세종시교육청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주최한 '5회 전국 감사 편지 쓰기 공모전'에서 최고상인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세종 소담고 1학년 김청명 양이 쓴 편지(2).

ⓒ 세종시교육청
김 양이 편지를 쓴 대상은 9년전 대전 유성구 용산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던 시절 같은 반 친구였던 수현이다.

외동딸인 청명 양은 편지 앞 부분에서 "난 당시만 해도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아이였으나, 네가 먼저 천사처럼 다가와 '너는 할 수 있어'라고 항상 응원해주는 바람에 성격이 활달하게 바뀌었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코피를 흘리다 쓰러져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간 친구는 백혈병 판정을 받은 뒤 다시는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

이에 김 양은 거의 매일 편도 40분 거리를 걸어서 병문안을 갔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수현이는 문안 받기를 거부했다.

병세가 악화돼 항암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집으로 가던 김 양은 친구와 어머니가 길에서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기뻐서 달려갔다.

하지만 여윈 몸에 머리가 다 빠진 친구는 모자를 쓰고 있었다.

편지는 이어진다. "내가 슬퍼하면 너도 슬퍼할까봐 일부러 웃으면서 너에게 달려가서 한참 동안 말을 나눴던 것 같아. 그게 내가 본 너의 마지막 모습이었어."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어린 김 양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뜨게 만들었다.

4년전부터는 부모님에게 받는 용돈을 아껴 매월 3만 원씩 국제 아동구호단체인 유니세프에 기부하고 있다. 파마나 염색 등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채 35㎝ 길이까지 정성껏 기른 생머리를 잘라 백혈병 환자들을 위한 가발을 만드는 곳에 보내기도 했다.

편지는 이렇게 끝난다.

"비록 너는 더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너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친구들을 도와 줄 때마다 네 모습이 겹쳐보여서 슬플 때도 많았어. 그래도 나에게 힘을 주던 너를 생각하며 지금까지 잘 살고 있어. 수현아 항상 고마웠고 사랑해. 나중에 우리 꼭 웃으면서 봤으면 좋겠다."

기독교 신자로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김 양의 장래 희망은 수의사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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