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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으로 자연으로 '초정솔밭식초'

초정솔밭 김애영대표
전통 발효방식으로 만든 현미식초, 맛간장…10여종 제품 생산
체험활동과 주변 경관 활용한 축제도 개최…지역민 농산물로 생산
"전통 발효방식을 이후 세대에게도 잇고 싶은 것이 꿈"
"지역에서 청소년들과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고싶어"

  • 웹출고시간2020.10.29 21:08:19
  • 최종수정2020.10.29 21:08:19

초정솔밭식초 김애영 대표가 장독대에서 전통방식으로 담근 간장과 된장 등을 살펴보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우리나라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것은 정말 손이 많이갑니다.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전통음식들은 고유의 방식으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맛과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내수에 위치한 '초정솔밭식초'제조원은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누룩을 이용한 전통방식으로 천연 식초, 전통 장류를 비롯한 10종이 넘는 제품을 만든다.

초정솔밭을 운영하는 김애영(63) 대표는 40년 전부터 발효에 관심을 가져오며 공부해왔다.

청주시 농업기술센터군회장을 하면서 발효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설탕을 이용해 발효청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발효사업을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다. 40년간 직접 배우고 느낀 것을 60이 되는 나이에 사업으로 시작하게 됐다.

김대표가 만드는 모든 제품들은 전통적 발효 방식을 이용하고 이에 필요한 재료들은 모두 지역민들이 직접 기른 농작물들을 사용한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고유의 방식을 이용하면 시간도, 관심도 더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깊고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는 김 대표의 소신이 묻어난다.

주 품목은 현미식초와 현미포도식초, 현미사과식초다. 현미 식초를 베이스로 계절에 맞는 과일들을 이용해 과일발효식초를 만든다.

발효되고 숙성되는 기간에도 김 대표의 손길과 정성이 닿아야 맛있는 식초가 만들어질 수 있다. 김 대표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식초양은 1년에 현미쌀 5가마니(400㎏)분량이다.

김 대표는 "발효라는 것을 배우다보면 인생의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다"며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데는 시간도 손도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맛과 그 깊이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효식초가 숙성돼 맑게 식초가 된 모습을 보면 '너무 예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며 "또 먹어본 사람들이 해주는 '너무 맛있다'라는 그 말 한마디는 이전의 고생을 잊을만큼 행복하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전통 장류 역시 전통방식으로 직접 보리고추장, 된장, 간장을 담그고 있다.

올해는 '맛간장'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우리나라 전통 간장을 만들기 위해 진간장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서리태를 이용해 색감을 맞추고 맛을 만들어냈다.

이런 김대표의 정성이 통해서인지 지난 추석에는 맛간장을 찾는 사람들이 급증했다고 한다. 내년에는 좀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레시피를 준비중이다.

김대표는 "지난 추석 한 달동안 1천700만 원의 주문이 들어왔다"며 "사업 시작후 5년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매출을 낸 것이다보니 놀라우면서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주변에 사심없이 나누고 베풀었던 것들이 좋은 결과로 돌아온 것 같았다"며 "올해 본격적으로 수익이 나면서 제작하는 양도 조금씩 늘릴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남편 변장섭씨의 SNS(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를 통한 홍보도 입소문에 한몫했다. 그간 부부가 함께 만들고 나눠온 마음이 사람들의 진심에 닿은 듯 하다.

초정솔밭에서는 떡만들기, 식초음료만들기 등의 체험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체험활동 예약도 많았지만 코로나19 우려로 인해 올해 모든 체험행사는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초정솔밭은 발효음식이외에도 마당과 이어진 솔밭, 산책로, 연꽃방죽이 또하나의 볼거리다.

35년간 꽃꽂이를 해온 김대표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구절초, 아이리스, 수국 등 직접 공수해와 주변 곳곳에 심으며 경관을 가꿨다. 계절별로 피는 꽃들은 김대표가 담근 장이 들어있는 항아리들과 어우러지며 또하나의 경치를 선물한다.

김대표는 "이곳은 반딧불이와 청개구리도 서식할 정도로 공기가 좋은 곳이다"이라며 "잡초조차 직접 손으로 뽑아가며 가꾼 이곳에서 지난해에는 구절초 축제와 작은음악회를 열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앞으로 이곳을 청소년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쉼터이자 열린도서관·카페·체험장으로 청정지역 자연환경을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은 꿈이다.

김대표는 "우리세대가 지나고 나면 전통 발효 장, 식초 등을 모르고 살게 될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쉼터가 됨과 동시에 전통방식을 배움으로써 발효라는 것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몸이 힘들더라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며 "40년간 준비해온 결실이 앞으로의 세대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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