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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0.18 15:22:39
  • 최종수정2020.10.18 15:22:39

권태호

세명대 건축공학과 교수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지향하는 국가균형발전정책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특례시 문제를 놓고 또 한번 흔들리는 모습이다. 특례시 지정 인구기준을 50만으로 낮추면 수원, 창원을 포함한 100만 이상 4개 도시 외에 청주, 성남, 부천 등 12개 도시가 합류하게 된다. 특례시는 재정, 사무, 인력 면에서 추가지원과 혜택을 누리는 반면 재정감소와 박탈감에 시달리는 시·군은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수년 동안 저성장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일자리와 경제가 코로나19로 더 깊은 나락으로 빠지는 상황에서 균형발전은 더 멀리 달아나게 될 것이다.

청주시가 특례시가 되면 중심기능이 더욱 강화되면서 인구, 경제, 생활문화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이고, 이는 기타 시·군의 인구유출과 경제쇠락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전국최초로 광역단위 균형발전특별회계를 만들어 도내 격차해소를 위해 노력해온 그간의 성과도 순식간에 희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타 광역시·도의 대도시와 경쟁하기 위해 특례시 청주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을 것이다. 개별도시 차원에서는 일면 타당한 주장일 수 있다. 그러나 '충북'의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금은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발전이 중요한 시기이다. 인구와 지역총생산 등 경제규모로 승부하는 방식은 20세기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이다. 21세기는 규모의 경쟁에 골몰하기보다 개성과 차별화로 승부하는 쾌적한 도시,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적이며 협력과 연대에 주력하는 '장소 만들기'에 주력하는 시대이다.

'지방소멸'이 언급되기 시작한 지 수 년이 지났고 앞으로도 지역의 핵심의제가 될 것이다. 65세이상 노인 수가 20~39세의 가임여성 수 보다 많아질수록 도시의 소멸가능성은 높아진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28개 시·군·구 중 105곳을 위험소멸지역으로 분류하였다 (2020년 5월 기준). 지방소멸이 점점 빨리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괴산, 보은, 단양, 영동, 옥천군은 소멸위험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어려운 지역끼리는 동병상련으로 협력하기 마련이다. 인구3만 미만이거나 과소지역(인구밀도 40명 이하)인 24개 군이 특례군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특례시와 특례군의 문제를 같은 시각에서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전자는 커가는 도시를 더 키우자는 것이고, 후자는 쇠락하는 지역을 살리자는 것이다. 인구가 줄고 저성장이 계속되는 여건에서 대도시 중심의 제도나 정책은 자칫 승자독식으로 이어져 지역전체를 어렵게 할 가능성이 많다. 특례군은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민의 삶의 질의 최소한을 보장하자는 것이고, 따라서 균형발전 차원에서 시급한 일은 특례군 지정의 실현이라 할 것이다.

'포용적 국가', '더불어 사는 지역'을 외치는 정부지만 막상 발표되는 정책들이 언제나 '함께'의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사회와 마찬가지로 충북사회에도 이기적 동기와 사회적 동기가 혼재한다. 양자의 균형을 잡으면서 서로 지혜롭게 협력하고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충북의 공동체적 가치를 찾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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