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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충북보건환경연구원 질병조사과 수의연구사

'팬데믹(pandemic).'

예전에 학교 역학 수업시간에 들었던 학술적인 용어, 이제는 전 세계인들이 입에 올리는 일상적인 용어가 됐다. 팬데믹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분류한 감염병의 위험도 단계 중 최고 경고등급인 6단계에 해당한다. 팬데믹은 특정 질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것으로 특정권역 감염을 넘어 2개 대륙 이상으로 확산된 상태를 말한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발생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월 11일 WHO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인류 역사에서 팬데믹이라 할 수 있는 질병은 페스트, 스페인독감, 홍콩독감이 있다.

중세유럽을 강타한 페스트는 쥐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이 사람에게 옮기지면서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이다. 감염 후 살이 썩어 검어지는 증상 때문에 흑사병으로도 불렸다. 1300년대 초 중앙아시아에서 시작되어 유럽에 확산된 페스트는 유럽 전체 인구의 30~40%를 몰살시키면서 중세유럽을 초토화시켰다.

스페인독감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귀환 병사들을 통해 미국에서 전 세계로 전파돼 2년 동안 5천만 명 이상 사망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인구 1천670만 명 중 740만 명 감염, 1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1968년 홍콩에서 발생한 홍콩독감은 6개월 동안 홍콩은 물론 베트남, 인도 등 주변 아시아 국가를 넘어 아프리카,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100만 명 이상 사망했다. 신종플루는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를 통해 발생해 '돼지독감'으로도 불렸다. 2009년 멕시코에서 시작돼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됐다. 214개국에서 발병해 1만 8천500여 명이 사망했으며, 우리나라는 75만 명 감염, 250여 명이 사망하였다.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우한 폐렴'이라는 원인불명 질병으로 처음 보도됐고, 박쥐에서 사람에게 감염되며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측했었다. 하지만 1월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현재 약 3274만여 명 감염, 99만 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아직도 치료제나 백신 개발은 불확실하며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내가 근무하는 보건환경연구원은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4시간 비상 검사체계를 유지하며 코로나 팬데믹을 누구보다 가까이 겪고 있는 중이다. 하루하루 우리가 진단하는 확진자 수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발표하는 확진자 수 그래프를 보면서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매일같이 피부로 느끼며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치열한 전쟁을 치르면서도 WHO에서 2018년도에 발표한 질병 X(desease X)로 인한 다음 팬데믹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을이 되면서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감염병이 증가하고,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 진드기 등 매개체를 통한 감염병의 종류와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감염병 발생 상황을 예측하기 위해 병원체를 모니터링하고 병원체 특성 분석을 위한 감시사업을 하고 있다. 이 감시 시스템 운영으로 또 다른 질병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르고 또 어떤 감염병 팬데믹이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놓을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예방만이 우리의 일상과 가족을 굳건히 지킬 수 있는 최고의 방어막이 되어줄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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