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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규원

충청북도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협의체 위원·TOP-US 단장

한 아이가 제대로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한 아이가 어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주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를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면 마을 사람들은커녕 누구보다 아이 옆에 있어주어야 할 부모조차 시간을 내기 어렵다. 과연 이뿐인가· 부모가 출산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쉽지 않아 누군가에게 아이는 어느 때보다 현실성 떨어지는 이야기가 되었다.

2020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생률은 세계 최저 수준인 0.92명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아이 안 낳는 나라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출산축하금과 장려금을 증액하고 부모의 출산휴가를 확대하며 육아휴직의 한계를 지워나가는 정책에도 한국의 출생률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해마다 출산 장려 정책을 확대해나가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아이를 포기하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간극은 어디에서 오는가· 다음의 사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아버지의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부모 동시 육아휴직을 허용하는 등 정부에서는 육아휴직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의 69.8%가 승진에서, 71.1%가 보상 및 평가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밝혔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위한 제도는 개선되고 있으나 인식과 문화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복직한 개인들은 직장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간극은 이상을 바라보는 정부와 아직 정착하지 못한 현실의 괴리에서 온다. 이러한 모순적 현실에서 누군가는 아이를 선택지에서 강제로 빼앗기고 만다.

앞서 언급했던 속담을 상기해보자면 아이는 모두의 협조 속에서 태어나 자랄 수 있다. 부모와 더불어 정부, 기업, 개인이 합심해야만 아이는 태어나고 출생률은 회복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모니터링을 통해 보상과 제재를 적절히 사용하여 개개인의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기업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휴직 등을 도모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업무 공백을 개인에게 부담지우지 않는 바람직한 사내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하며 개인은 육아휴직 등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생애주기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누구 할 것 없이 모두가 각각의 자리에서 협력하는 환경에서야 비로소 아이는 모두에게 자율적인 선택지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의 출생률이 OECD 최저를 기록한 지금 이 시점에야말로 우리는 어느 때보다 아이를 낳고 기르기 위해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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