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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관리 부실…중소기업 구인난

추석·가을 성수기 맞은 도내 중소업체
근로자 부족으로 생산라인 가동 못해
실직자 재취업활동 관리는 '형식적'
"담당자 사인만 받아가거나 면접 안오기도"

  • 웹출고시간2020.09.17 20:29:09
  • 최종수정2020.09.17 20:29:09
[충북일보] "실업급여가 따박따박 나오는데 바로 다시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까요?"

충북 도내 중소기업계가 인력난의 원인으로 '잘 갖춰진' 실업급여제도와, '부실한' 실업급여 지급 관리를 지목하고 있다.

특히 단순 제조업종은 특별한 기술 없이도 언제든 재취업이 가능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만성적인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17일 도내 중부권 중소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역 제조업체 다수가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생산라인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음성군의 한 미용관련 업체는 현재 10개의 생산라인 중 2~3개만 가동중이다.

일거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해서다.

코로나19 사태로 급감했던 일거리는 추석·가을 성수기를 맞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난 근로자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 업체 관계자는 "올해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면서 생산량이 줄었다. 이 시기에 육아 문제 등 개인의 피치못할 사정으로 일자리를 떠난 근로자들이 많다"며 "일거리와 근로자 모두 감소했는데, 그래도 코로나 사태가 심각하던 당시는 근로자가 일거리보다 많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8월 말부터 9월 들어서면서 추석·가을을 맞아 주문량이 크게 늘었고 일손이 부족하게 됐다"며 "인터넷 채용 사이트 등에 광고를 냈지만 면접보러 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업체가 주문량을 문제 없이 생산하기 위해서는 30명 가량의 근로자가 추가로 필요하다.

인터넷 채용 공고를 통해 모집한 인원은 단 2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제조업 경력이 없는, 군대를 제대한 20대 남성 2명이다.

지역 중소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형식적인 관리에 그치는 무분별한 실업급여 지급이 인력난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실업급여는 통상 구직급여를 일컫는다. 구직급여는 △비자발적 이직 △적극적 재취업활동자에게 지급된다.

180일 이상 근무했을 경우 최대 12개월까지 평균임금의 60%를 수급할 수 있다.

월 급여 250만원을 받는 직장인 A(37)씨가 4년간 근무한 회사에서 이날 당장 비자발적으로 권고사직 당했다면, 1일 6만120원씩 180일간, 총 1천82만1천600원을 수급할 수 있다.

단, 방문 면접·온라인 지원 등 재취업활동을 한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문제는 실업급여 수급자 대부분이 형식적인 면접·지원만 할뿐 실질적인 '재취업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청주시의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면접을 보러 온 사람들 중 '사인(sign)만 해 달라'고 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그 사람들은 구직활동을 했다는 서류가 필요한 거지, 일자리를 구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온라인으로 서류를 접수한 뒤 면접을 보러 나오라고 연락하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못 간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면접보러 오는 사람도 전년대비 90%는 줄었다"며 "한 달 채용 광고비만 500~600만 원이 드는데 하루 면접 보러 오는 사람이 지난해 20명 안팎이었다면 현재는 2~3명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이유는 구직·취업 권장인데, 실업급여가 취업으로 전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는 고용보험료를 실업급여 지급으로 헛되게 쓸 게 아니라 일손이 시급한 업체와 구직자를 직접적으로 연결해 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8월 실업급여 누적 지급액은 7조8천194억 원이다. 지난 2019년 총 지급된 8조913억 원의 96%에 도달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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