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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거나' '살아나는' 세종시의 유명 나무

신도시 방축천 200여년생 왕버들 2그루 죽어
총리실뒤 140년생 느티나무 가지는 2개 남아
650년생 은행 2그루,460년생 향나무는 '건강'

  • 웹출고시간2020.09.15 18:24:51
  • 최종수정2020.09.15 18:24:51

세종 신도시 중심인 어진동 방축천 변에 있던 200여년생 왕버들 3그루의 지난 9월 12일 모습. 한 그루는 완전히 죽은 채 베어졌고, 또 한 그루는 굵은 줄기만 남은 채 가지가 모두 잘려 있다.

ⓒ 최준호 기자

세종 신도시 중심인 어진동 방축천 변에 있는 200여년생 왕버들 3그루의 지난 2016년 5월 13일 모습. 모두 잎이 왕성하게 나 있다.

ⓒ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 2007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되고 있는 세종시에서는 상전벽해(桑田碧海)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신도시 예정 지역에 있던 많은 나무가 수난을 당한 반면 일부 나무는 과거 충남 연기군 시절보다 오히려 관리가 잘 되고 있다.

2010년 8월부터 연기군과 세종시를 취재해 온 기자는 이 지역에서 대표적으로 유명한 나무 7그루(4곳)의 변화 과정을 추적했다.

◇정부청사 옆에서 말라죽은 왕버들 2그루

금강 지류인 방축천은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옆 신도시 중심부를 남북 방향으로 흐른다.

이 하천은 세종시가 건설되기 전만 해도 폭우가 내린 후를 제외한 평소에는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건천(乾川)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신도시 건설과 함께 이 하천을 정비했다.

우선 인근 금강물을 인공적으로 퍼 올려 하천에 흐르게 했다.

또 조선시대부터 우람한 모습으로 나란히 서 있던 200여년생 왕버들 3그루를 중심으로 1㎞ 구간에 △음악분수 △인공폭포 △징검다리 △식물원 등을 설치했다.

왕버들은 지난 2016년 봄까지만 해도 모두 멀쩡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2그루가 시들기 시작, 현재 1그루는 완전히 사라졌다. 올 들어 잎이 나지 않은 다른 1그루는 최근 굵은 줄기만 남고 가지가 모두 잘린 상태로 흉하게 남아 있다.

이들 나무가 포함된 '방축천 호수공원길'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초 전국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우리강 탐방로 100선'에 포함됐다.

정부세종청사 1동(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뒤에 있는 140여년생 느티나무(세종시 보호수)의 지난 9월 12일 모습.

ⓒ 최준호 기자

정부세종청사 1동(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뒤에 있는 140여년생 느티나무(세종시 보호수)의 지난 2011년 5월 20일 당시 모습. 현재 모습과 달리 줄기와 가지가 대부분 온전한 상태다.

ⓒ 최준호 기자
정부세종청사 1동(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뒤에는 2012년말 정부청사 1단계 입주가 시작되기 전부터 140여년생 느티나무(세종시 보호수) 1그루가 '정부청사 수호신'처럼 서 있다.

기자는 지난 10여년간 이 나무의 생육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고사(枯死)돼 가는 과정을 여러 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이에 관리기관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세종본부는 나무에 영양제를 투입하고 외과수술을 하는 등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줄기와 가지들이 서서히 말라 죽으면서 까치집 1개도 언제부턴가 자취를 감췄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16년 펴낸 '세종시·식물·사람'이란 제목의 연구 보고서 74~75쪽에도 관련 내용이 소개돼 있다.

기자는 예년보다 긴 장마가 끝난 올해 9월 12일 다시 현장을 찾았다.

그 결과 당초에 있던 20여개의 굵은 줄기 가운데 남은 것은 2개 뿐이었다.

세종시 전월산 입구(연기면 세종리 88-5)에 있는 650여년생 은행나무 2그루(세종시 기념물 8호)의 지난 9월 12일 모습. 신도시 건설로 인근 마을은 사라졌지만 나무는 잘 보호되고 있다.

ⓒ 최준호 기자

세종시 전월산 입구(연기면 세종리 88-5)에 있는 650여년생 은행나무 2그루(세종시 기념물 8호)의 지난 2011년 7월 30일 모습. 신도시에 편입된 인근 마을이 철거되기 전이어서, 한 할머니가 나무 아래를 지나고 있다.

ⓒ 최준호 기자
◇더욱 팔팔해진 460여년생 향나무

반면 신도시 전월산 입구(연기면 세종리 88-5)에 있는 650여년생 은행나무 2그루(세종시 기념물 8호)는 여전히 보호가 잘 되고 있다.

이들 나무는 고려말 충신이며 부안 임씨 전서공파(扶安林氏 典書公派) 파조(派祖)인 임난수(林蘭秀·1342∼1407) 장군이 심었다고 전해져 온다.

한일합방(1910)·한국전쟁(1950년) 등 나라에 큰 변이 생길 때마다 울었다는 전설도 있다.

부안 임씨 집성촌이었던 나무 인근 마을(옛 연기군 남면 양화리)은 신도시 개발과 함께 사라졌다.

세종시 조치원읍 봉산리 128-1에 있는 '연기 봉산동 향나무(천연기념물 321호)'의 지난 8월 16일 모습. 과거 연기군 시절에는 군의 재원 부족 등으로 인해 거의 방치돼 있던 이 나무는 2012년 7월 세종시가 출범한 뒤 정비를 거쳐 수세(樹勢)가 오히려 회복됐다.

ⓒ 최준호 기자

세종시 조치원읍 봉산리 128-1에 있는 '연기 봉산동 향나무(천연기념물 321호)'의 지난 2010년 5월 9일(충남 연기군 당시) 모습. 군의 재원 부족 등으로 인해 나무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채 거의 방치돼 있었다.

ⓒ 최준호 기자
조치원읍 봉산리 128-1에 있는 '연기 봉산동 향나무(천연기념물 321호)'는 과거 연기군 시절에는 군의 재원 부족 등으로 인해 거의 방치돼 있었다.

그러나 2012년 7월 출범한 세종시는 문화재청 도움을 받아 2016년 9월부터 나무 정비 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수세(樹勢)가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

시가 지난해까지 조성한 오봉산 둘레길(길이 9.7㎞)은 이 나무 인근까지 연결된다.

세종시에 따르면 이 나무는 강화 최씨(江華 崔氏)인 최중용(崔重龍)이 462년전인 1558년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9세에 결혼한 그는 부모를 모시는 제사에 쓸 향을 얻기 위해 나무를 심은 뒤 지극정성으로 관리했다. 후손들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이 나무는 흉고직경(胸高直徑·사람가슴 높이 줄기 둘레)이 2.5m, 수관(樹冠) 면적은 314㎡나 될 정도로 크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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