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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9.08 15:48:21
  • 최종수정2020.09.08 15:48:21

최종웅

소설가

세상을 살다가 보면 영광스러운 일도 있지만 수모를 당할 때도 많다. 그때마다 자신을 숨기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본능이다.

이럴 때 대처하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꿋꿋이 견디면서 기어코 명예를 회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개명이나 성형을 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얼굴을 뜯어고치더라도 성격을 개조하지 않으면 본성은 언제든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치욕스런 일을 또 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생각을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게 국정원이다.

중앙정보부로 출발해서 군사정권의 안보를 위해 전념하다가 보니 해체요구가 빗발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김재규가 박정희를 시해하는 10·26 사건까지 일으키자 신군부가 국가안전기획부로 개편하는 수술을 단행했다.

이름만 개명이었지 정권안보라는 역할은 계속함으로써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가정보원으로 개편했다.

사람으로 치면 성형수술까지 한 셈이다. 그러나 정권안보에 활용하고 싶은 마음도 적잖았던 모양이다,

본질은 바꾸지 않았다는 뜻이다. 개명을 하고, 성형수술까지 했지만 정권안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음으로써 정치개입이라는 악습도 계속됐다.

본질이 바뀌기 시작한 게 바로 문재인 정권이다. 정치개입이라는 악습은 끊을 수 있었지만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국가안보라는 본질적인 기능에 충실한 게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 집착하는 친북정책의 교섭창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친북정책을 추진하더라도 국정원만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정보기관이 되어야 한다.

이처럼 기본임무가 변질된 것은 국정원의 또 다른 정치개입이라는 논란이 될 소지도 있다.

국정원과 쌍벽을 이루는 정보기관이 바로 안보지원사다. 자유당 시절 특무대로 명성을 날리다가 군사정권이 보안사로 개명하였고, 윤석양 이병의 민간인 사찰 폭로로 기무사로 개편됐다.

민간사찰 욕구를 끊지 못하다가 안보지원사로 바뀌고 만 것이다. 개명은 물론 성형수술까지 했지만 아직도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언제든 옛날로 돌아가려는 기질이 있다는 뜻이다.

대검 중수부도 부패척결이라는 고유임무보다 정치 편향적인 수사를 하다가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폐지되고 말았다.

이들과 대비되는 조직이 경찰이다. 경찰이라고 이름을 바꾸고 싶을 정도의 치욕을 겪지 않았을 리가 없다.

성형수술을 하고 싶은 욕구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꿋꿋이 버텨온 것은 핵심적인 기능이 민생보호였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이 당명을 '국민의 힘'으로 바꾸었다는 뉴스를 보면서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으로 치면 개명한 정도인데 성형수술을 거쳐 보수 야당의 본질까지 회복하려면 더 많은 시련을 겪어야 할 것 같다.

보수 정당의 뿌리는 이승만의 자유당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다. 박정희 시절 민주공화당을 거쳐서 한나라당, 자유한국당, 새누리당, 미래 통합당 등으로 변해서 국민의 힘에 이르렀다.

미래통합당까지는 부분적인 잘못은 있었지만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잘사는 나라를 건설하자는 본질은 계승하고 있었다.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후 보수 정당이 추구해야할 목표가 무엇인지도 정립하지 못 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국민의 힘이 깨달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보수 정당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것을 정치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야당성을 되찾는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람은 열심히 일해서 잘사는 게 꿈이었다. 지금은 어떻게든 공돈을 많이 타서 놀고먹자는 것이다.

땀 흘려 일하는 기풍을 진작시키는 데 집중해야 할 보수 야당이 민주당과 돈 뿌리는 경쟁을 하는 게 바로 본질을 이탈한 것이다.

진보정권에 비판적인 보수 세력을 결집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도 중요한 사명이다.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정권을 되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일을 하는 게 바로 야당성을 회복하는 것이고, 보수 야당의 본질에 충실한 것이란 사실부터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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