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2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큰 비에도 물 난리 없는 세종, 보(洑)와 관련 있나

7월 이후 강수량 695㎜나 되나 피해는 아주 적어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시민 80%이상 보 철거 반대
여·야는 섬진강·낙동강 수해에 '4대강 사업' 논란

  • 웹출고시간2020.08.11 13:15:21
  • 최종수정2020.08.11 13:15:21

세종시에 폭우가 쏟아진 10일 오후 6시께 세종보 서쪽 첫마을아파트 앞 금강 모습. 상류에서 떠내려 온 각종 쓰레기가 강물 가장자리에 둥둥 떠 있다.

ⓒ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 섬진강과 낙동강 둑이 무너지는 등 최근 40여일간 계속된 장마로 전국에서 피해가 많이 발생하면서,정치권을 중심으로 '4대강 보(洑)'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세종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올해 장마는 지난 6월 24일 시작돼 11일 현재 47일째다. 이에 따라 기상관측 사상 가장 길었던 2013년(49일) 기록을 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장마 기간 세종에도 비가 많이 내렸다. 세종시에 따르면 누적 강수량은 7월 한 달간 419.67㎜, 8월은 11일 오전 8시까지만 276.24㎜에 달했다.

하지만 사망자가 1명도 없는 등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인근 충북 등에 비해 매우 적었다.

세종에는 전국 4대강 16개 보 가운데 유일하게 도심에 위치한 금강 세종보(2011년 10월 27일 준공)가 있다.

이 보는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계기로 정부가 2천여억 원을 들여 금강 세종시 통과 구간에서 벌인 '금강 종합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세종시에 폭우가 쏟아진 10일 오후 6시 30분께 세종보 동쪽에서 보 상류 한두리교 쪽으로 바라본 모습. 마치 남해 다도해(多島海)에 온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 최준호 기자
◇세종민들 "금강 정비 했기 때문에 물난리 적다"

기자는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10일 오후 6시께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세종보와 주변 지역을 들렀다.

정부가 2018년 2월 이후 지금까지 수문을 완전히 개방, 물이 마르면서 잡초밭처럼 변했던 보의 상·하류는 물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먼저 들른 보 서쪽(한솔동쪽) 입구에는 상류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 더미가 물 위에 둥둥 떠 있어 매우 흉물스러웠다.

첫마을아파트 인근 둔치에 설치된 산책로와 자전거길 중 일부 구간은 폐쇄돼 있었다.

이어 동쪽(대평동 코스트코 세종점 인근)을 통해 세종보에 접근했다. 강물은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있는 둔치 바닥의 50㎝정도 아랫 부분까지 차 있었다.

강 곳곳에는 아직 물에 잠기지 않은 땅이 작은 섬처럼 남아 있어, 마치 남해 다도해(多島海)에 온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휴가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인근 숲뜰근린공원을 찾았다는 권용진(58·회사원·세종시 아름동)씨를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세종시에 산 지 8년째인데 올해처럼 비가 많이 온 적은 없었다"며 "그런데도 피해가 거의 없는 것은 금강 정비가 잘 됐기 때문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세종시 원주민인 김구철(66·농업·금남면 용포리)씨는 기자와의 전화에서 "과거 연기군 시절에는 금강 인근에서 여름철에 물난리가 나거나 가뭄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세종보가 가동된 뒤에는 거의 사라졌다"고 했다.

한편 세종시에 따르면 환경부는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확정짓기 위해 해당 보 인근 공무원과 주민 등을 대상으로 최근 여론조사를 했다.

그 결과 세종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80% 이상이 세종보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세종시에 폭우가 쏟아진 10일 오후 6시 20분께 한두리교에서 세종보 하류 학나래교 쪽으로 바라본 모습.

ⓒ 최준호 기자
◇섬진강·낙동강 물난리 해석 여·야당 제각각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서 빠진 것이 다행이라는 사람도 있는데,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그것도 잘못된 판단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사업 대상지에 포함됐더라면 이번 같은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는 뜻이다.

공주보와 세종보 철거에 반대하는 같은 당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대강 사업을 끝낸 뒤 지류·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물난리를 좀 더 잘 방어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낙동강 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는 4대강으로 건설한 보가 물의 흐름을 방해해 수위가 높아지면서 둑의 수압이 못 견딜 정도로 올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통합당이 섬진강에서도 4대강 사업을 했다면 이번 물난리를 막았다고 주장하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장마에 기록적 폭우가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피해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에도 소홀함이 없어야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댐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해 달라"고 당부한 뒤 "(이번 피해는) 4대강 보가 홍수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했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지난 3월 7일 오후 4시 10분께 금강 세종보 바로 아래에서 상류 쪽으로 바라본 모습. 정부가 2018년 2월 이후 보의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뒤 강바닥이 완전히 드러나 있다.

ⓒ 최준호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