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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하천 범람 피해 업체…직원 200여명 '토사와의 전쟁'

*르포-충주 앙성면 하천 범람 피해 업체 가보니
일요일 오전 하천 둑 터져
3만㎡ 공장 부지 30㎝ 침수
설비·조업 피해 60억원 예상
"중부내륙선 공사 과정서 설치된 마련천 '간이 이동로'가 화 키워"

  • 웹출고시간2020.08.04 20:28:44
  • 최종수정2020.08.04 20:28:44

하천 범람으로 피해를 입은 충주 앙성면의 한 보일러 부품 생산 업체 관계자가 인근 하천인 마련천에 설치됐었던 '간이 이동로'의 흔적을 가리키고 있다.

ⓒ 성홍규기자
[충북일보] 이번 주 내내, 일주일간은 치워야합니다. 더 걸릴 수도 있고요."

흙탕물이 이리저리 튄 장화를 신은 공장 관계자들은 1만여평 부지를 뒤덮은 토사(土沙)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200여 명의 직원이 곳곳에서 팀을 꾸려 물을 뿌리고 흙탕물을 퍼 냈다. 몇몇의 직원들은 진흙이 말라붙은 플라스틱 장비를 물로 씻어냈다. 살수차와 굴삭기까지 동원돼 시멘트 바닥위로 켜켜이 쌓인 진흙을 걷어냈다.

하루라도 빨리 수해 입은 현장을 원래대로 되돌려 그 곳에서 다시 일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장마철 후끈한 열기를 타고 오롯이 전해졌다.

충주 앙성면의 한 보일러 제품 생산 업체 관계자들이 공장 내부를 뒤덮은 진흙과 흙탕물을 제거하고 있다.

ⓒ 성홍규기자
4일 낮 충주 앙성면의 한 보일러 부품 생산 업체의 모습이다.

이 공장은 이틀전인 지난 2일 오전 5시 30분께 인근 하천인 마련천이 범람하면서 수해를 입었다. 당시 충주 일부지역 강수량은 최대 300㎜를 넘었다.

마련천 흙탕물은 3m 가량 높이의 흙둑을 타고 넘어 공장 부지로 쏟아졌다.

조립식으로 지어진 공장 건물 외벽 하부로 쉴 새 없이 흙탕물과 무너진 둑의 토사물이 들이닥쳤다. 1만여 평(3만3천㎡)의 공장부지는 순식간에 30㎝ 이상 잠겼다.

비상상황에 40여 명의 직원이 즉시 공장으로 향해 주요 생산 제품을 외부로 끌어냈다.

하지만 공장 설비들은 손쓸 방도가 없었다. 물에 잠기는 모습을 망연자실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급하게 꺼낸 제품들도 흙탕물을 뒤집어 쓴 경우가 많아 얼마나 활용이 가능할 지 알 수 없다.

이 공장은 이번 비 피해로 30억 원 가량의 설비 손실을 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복구작업이 이뤄지는 1주일 간 조업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피해금액은 30억 원 가량이다.

하천 범람으로 수해를 입은 충주 앙성면의 한 보일러 부품 생산 업체 관계자들이 살수차와 인력거 등을 이용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 성홍규기자
'마련천 범람'으로 인해 공장 추산 60억 원 가량의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공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일부터 본격적인 복구작업 중이다. 최소 일주일간은 복구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며 "연간 매출이 1천600억 원 수준이다. 보험사 관계자가 와서 살펴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설비 손실과 휴업으로 인한 손실을 생각하면 60억 원 가량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납품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피해를 입지 않은 재고를 우선 납품하고, 피해를 본 부품·제품은 선별 작업을 거쳐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마련천 범람으로 인한 수해를 '인재(人災)'로 보고 있다.

중부내륙선(이천~충주~문경) 공사를 위해 마련천에 만들어졌던 '간이 이동로'가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이 구간 중부내륙선 공사업체는 공사 편의를 위해 마련천에 원형 수로관을 설치하고, 그 위에 흙을 덮은 간이 이동로를 만들었다. 원형 수로관은 폭우로 불어난 마련천 수량을 감당하지 못했고, 간이 이동로에 막힌 물길이 공장으로 향했다는 설명이다.

충주 앙성면의 한 보일러 부품 생산 업체 곳곳에 수해를 입은 제품이 쌓여 있다. 업체 관계자가 굴삭기로 공장 부지를 뒤덮은 진흙을 제거하고 있다.

ⓒ 성홍규기자
이 관계자는 "2018년 폭우로 마련천과 공장 사이의 과수원이 큰 피해를 봤고, 과수원 관계자가 공사업체에 '간이 이동로 철거'를 요청했지만 의견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보험사가 보고 판단할 일이지만, 간이 이동로만 없었다면 이와 같은 피해는 없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또 비소식이 있어 걱정"이라며 "충주 등 충북 북부권이 조속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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