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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에 녹아든 보존과학의 새로운 발견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오는 10월 4일까지
상반기 기획전 '보존과학자 C의 하루'

  • 웹출고시간2020.07.27 14:49:58
  • 최종수정2020.07.27 14:49:58

제로랩 'C의 서재'(2020) 설치 전경.

[충북일보] 현대미술의 보존·복원이라는 측면에 집중해 '보존과학'을 문화와 예술의 관점으로 들여다본 흥미로운 전시가 청주에서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오는 10월 4일까지 상반기 기획전 '보존과학자 C의 하루(Conservator C's Day)'를 선보인다.

'보존과학자 C의 하루'는 수집, 전시, 보존·복원 과정을 거치는 미술품의 생애주기 중 '보존·복원'에 대해 소개하는 전시다.

전시제목의 'C'는 '컨서베이터(Conservator)'와 '청주(Cheongju)'의 'C', 동시에 삼인칭 대명사인 '씨'를 의미한다.

미술작품은 탄생의 순간부터 환경적·물리적 영향으로 변화와 손상을 겪지만 보존과학자의 손길을 거쳐 다시 생명을 얻는다.

탄생과 소멸이라는 일반적인 생로병사 과정에서 보존·복원을 통해 생명을 연장하는 작품의 생로병생(生老病生) 과정인 셈이다.

이갑경 '격자무늬의 옷을 입은 여인'(1937) 설치 전경.

'보존과학자 C의 하루'는 이 과정의 중심에 있는 보존과학자를 전시의 한 축으로 삼아 가상의 인물인 '보존과학자 C'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보존과학에 접근한다.

기획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보존과학자의 일상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해 작가와 작품, 관객 등 다양한 관계 안에서 보존·복원을 수행하는 한 인물의 일상과 고민 등을 시각화한다.

전시는 상처, 도구, 시간, 고민, 생각 등 보존과학자의 하루를 보여줄 수 있는 주요 단어를 선정해 '상처와 마주한 C', 'C의 도구', '시간을 쌓는 C', 'C의 고민', 'C의 서재'라는 5개 주제로 구성됐다.

'상처와 마주한 C'는 일상적으로 작품의 물리적 상처를 마주하는 보존과학자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텅 빈 어두운 공간에는 사운드 아티스트 류한길의 작품 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시각적 요소가 배제된 공간에서 울리는 기계음, 파열음 등 물질의 손상을 연상시키는 각종 소리들이 긴장과 불안을 일으킨다.

'C의 도구'는 실제 사용되는 보존과학 도구와 안료, 분석 자료, 재해석된 이미지 등을 함께 전시해 보존과학실의 풍경을 재현했다. 작가 김지수는 청주관 보존과학실을 순회하며 채집한 공간의 냄새와 보존과학자의 체취를 유리병에 담아 설치했다. 실제 냄새는 나지 않지만 그 시각적 설치 효과로 보존과학실의 냄새를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정정호 작가는 보존과학실의 각종 과학 장비를 새로운 각도에서 주목한 사진 작품을 소개한다.

우종덕 'The More the Better(다다익선)'(2020) 설치 전경.

'C의 도구' 공간에서는 이 외에 수백 종류의 안료와 현미경 등 광학기기, 분석자료 등이 함께 배치돼 보존과학자의 현실을 함께 보여준다. 특히 한국 근현대 서양화단을 대표하는 구본웅(1906-1953)과 오지호(1905-1982)의 유화작품을 분석, 1920~80년대 흰색 안료의 성분 변화를 추적한 그래프와 제조사에 따라 물감의 화학적 특성이 다름을 시각화한 3차원 그래프는 과학의 영역을 보여준다.

'시간을 쌓는 C'에서는 실제 보존처리 대상이 됐던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실물과 복원의 기록들을 담은 영상을 함께 전시했다. 야외전시로 인해 표면의 변색과 박락 등 손상이 심했던 니키 드 생팔(1930-2002)의 '검은 나나(라라)'(1967)의 복원 과정을 통해 현대미술의 보존 방법론을 소개한다. 또한 신미경의 '비너스'(1998) 등 비누 조각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의 재료적 특성을 확인하고, 다각도로 실험해 보존·복원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C의 고민'에서는 작품을 보존·복원하는 과정 중에 보존과학자가 겪는 다양한 고민을 시각화했다. TV를 표현 매체로 사용하는 뉴미디어 작품들의 복원 문제에서 새로운 기술과 장비의 수용 문제를 다룬다. 우종덕 작가는 최근 이슈가 된 백남준 작 '다다익선'(1988)의 복원 문제와 관련 3가지 의견을 영상 설치 작품으로 소개한다.

'C의 서재'는 유동적인 현대미술을 보존·복원하는 보존과학자의 연구 공간이다.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인문학적 지식 배경을 갖춘 보존과학자 C의 감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소설을 비롯해 미술, 과학 도서 등의 자료들을 함께 배치했다.

'보존과학자 C의 하루'전은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korea)을 통해 학예사 전시투어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와 같이 미술품의 생명을 연장하고 치료하는 보존과학자의 다양한 고민들을 시각화한 흥미로운 전시"라며 "하나의 작품을 보존·복원하기까지 작가와 작품 등 다양한 관계에 대한 연구와 담론, 실재와 상상의 경계 사이에서 보존과학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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