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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마로 원정리 느티나무 고사위기

올봄 새잎 듬성듬성…큰 나뭇가지도 말라
보은군 15일 죽은 가지 제거·수간주사
단아한 자태 잃고 몰골 드러내

  • 웹출고시간2020.07.16 18:00:53
  • 최종수정2020.07.16 18:00:53

2018년 10월에 촬영된 마로면 원정리 느티나무.

ⓒ 이종억기자
[충북일보] 풍요로운 농촌풍경 사진촬영 장소로 유명한 보은군 마로면 원정리의 느티나무가 고사위기에 놓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느티나무는 올봄부터 새잎을 제대로 피우지 못했다. 최근에는 말라죽은 큰 나뭇가지가 다수 발견돼 외과수술을 받았다.

이로 인해 농촌들녘 한 가운데 오롯이 자리 잡고, 풍성함을 자랑하며 전국 사진동호인들을 유혹하던 원정리 느티나무의 자태가 크게 훼손됐다.

지난 15일 외과수술을 받은 후의 마로 원정리 느티나무. 안타까운 심정에 옛모습과 닮은 각도에서 사진을 촬영하려 해도 단아하고 풍성한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 이종억기자
15일 오후 외과수술을 받고 있는 원정리 느티나무를 찾았다.

나무병원 관계자들이 전기톱으로 말라죽은 나뭇가지를 잘라내고 있었다. 느티나무는 큰 가지 절반가량을 잃어 흉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었다. 단아하던 본래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사진동호인들로부터 사계절 줄곧 사랑받아 오던 원정리 느티나무에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보은군은 3개월 전 이 느티나무의 생육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나무병원에 진단을 의뢰하고 현장 조사도 벌였다.

그러나 명확한 생육부진과 나뭇가지 고사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잡초를 없애는데 사용하는 농약이 뿌려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이 나무 주변은 온통 벼를 심은 논으로 둘러싸여 있다. 주민이 논의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뿌린 제초제가 이 느티나무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얘기다.

보은군은 1~2개월 전부터 이 느티나무에 수간주사를 놓고 호전되기를 기다렸다. 그래도 나뭇잎은 새로 나오지 않았다. 죽은 가지만 앙상하게 드러나는 등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다.

마침내 외과수술을 결정한 군은 15일 죽은 나뭇가지치기 작업에 들어갔다. 외과수술을 받고 난 원정리 느티나무의 모습은 처참했다. 군은 16일 이 느티나무에 수간주사를 여러 개 꽂았다.

원정리 느티나무가 이같이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982년 보은군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를 받아온 원정리 느티나무는 수령 500년, 키 15m, 기둥둘레 4m로 한적한 주변 농촌풍경과 잘 어우러져 사진작가들의 출사장소로 인기를 누려왔다.

이곳은 2010년 6월 16부작으로 제작된 MBC 수목드라마 '로드 넘버원'의 주요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 유명세를 탔다.

한국전쟁 60주년 기념으로 사전 제작된 이 드라마는 농촌 들판에 외롭게 서있는 원정리 느티나무를 배경으로 촬영됐다.

이른 아침 안개를 품고 있는 모습이나 가을철 황금들판과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해내던 이 느티나무의 모습은 이제 인터넷 속의 사진으로나 감상할 수밖에 없게 됐다.

보은군 관계자는 "원정리 느티나무를 살리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 느티나무가 살아나더라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보은 / 이종억기자 eok52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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