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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7.13 17:28:43
  • 최종수정2020.07.13 17:28:43

신주원

청주시 내덕2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나는 사례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사례관리는 흔히 복지 업무의 꽃이라고 말한다. 생계급여나 장애수당 등 단순한 복지 급여 신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 놓인 대상자를 일 대 일로 대면 상담해 다양한 복지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절박한 생활환경에 놓인 대상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만큼 사례관리담당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을 수밖에 없다.

북이면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었다. 다른 주민들과 왕래 없이 집안에서만 생활하며 방안과 집 앞 마당에 쓰레기 더미를 쌓아 놓아 악취 및 미관상의 이유로 이웃 주민들의 민원이 빈번한 홀로 사는 어르신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넓은 마당과 방 안에는 고철이나 고물이 가득해 마치 재활용센터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집 안에는 음식물 쓰레기도 다량으로 있어 악취가 진동해 대상자의 건강이 매우 염려스러운 상황이었다. 시급한 도움이 필요했으나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고민 끝에 당시 사례관리담당에게 통합사례관리를 의뢰하고 관내 새마을부녀회에는 집 청소, 인근 폐기물처리 업체에는 청소 후 발생하는 폐기물 수거를 요청했다. 또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지원으로 주거 수리비, 가구 냉장고 등 집기 구입비를 마련해 깨끗하게 주거환경이 개선돼 사례관리담당의 연계로 정신건강보건센터에서 지속적인 건강 체크와 치료가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국민신문고에는 도움을 받은 어르신의 사촌동생의 감사 인사가 올라왔다. 마치 가족처럼 사촌 형의 어려운 상황을 살펴주고 해결해줘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꽤나 보람된 순간이었지만 민관의 합동 없이 오롯이 나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 틀림없었다.

내덕2동도 그간의 발자취를 봤을 때 여러 유관기관의 협조로 이뤄낸 성과들이 많았다. 행정복지센터 주민복지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및 기타 민간복지관 등 여러 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의 협조로 인해 이뤄진 결과들이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복나눔데이사업'만 봐도 시행하는 주체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지만 대상자에게 전달되는 물품의 자원은 지역주민의 후원금이 모여 만들어진'희망씨앗기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또한 주변의 도움 없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이지만 매월 작은 금액이라도 기부하는 지역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아졌기에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이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세상은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많다. 특히 사각지대에 놓인, 인생의 막다른 절벽에 놓여 있는 사람들은 더욱더 본인 스스로 어려운 상황을 해결할 수가 없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기에 더욱 큰 도움이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도움의 손길을 모아지길 기대하며 그것이 누군가에겐 큰 희망의 빛으로 다가가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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