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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6.23 18:12:21
  • 최종수정2020.06.23 18:12:21

최명희

충주시청 경제기업과

노출돼 있지 않아 쉽게 찾을 수 없는 숨어있는 공간을 찾는 일은 신선한 경험이다. 작년 학습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골목'이 주는 신선함은 지금까지 내 마음에 불을 지펴놓았다.

찬바람이 코끝을 스친 지가 언제인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에도 충주시에 숨겨진 골목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으로부터 작은 불티를 피우게 하고 싶다.

그 시작은 성내동의 한 골목으로부터 시작해보자. 2018년 7월 어느 날, 학습동아리 회의를 하고자 방문한 한 카페가 있다. "여기에 이런 곳이 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제 막 영업을 시작한지 2개월째 되는 신생 카페였다.

세은·상창 부부가 운영하는 '세상상회'는 구옥이 가진 매력을 그대로 살리고자 구옥의 프레임은 유지하면서, 골목이라는 특수성을 활용해 편암함을 추구하고 있는 공간이다.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상권을 파악하기보다는 소외된 골목길을 선택해 사람들과 함께 세상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부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진 곳이다.

얼마 전 다시 한 번 이곳을 방문해 봤다.

여전히 내부 한 편에는 지역의 협동조합에서 만든 다양한 액세서리와 소품이 놓여 있었고, 1년 만의 방문에도 마치 이웃집에 놀러온 것 같은 포근함을 느꼈다.

SNS를 통해서 눈여겨본 신메뉴 복숭아 음료 '피치올려'를 주문했다.

충주 복숭아를 조금이라도 더 알리려는 노력이 맛에서 느껴졌다.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음료를 맛보기 위해 방문했으면 한다.

이 공간의 특별함은 다른 곳에도 있다.

바로 '담장'이라는 골목 프리마켓이다. 청년사업가들이 각자의 소소한 재능을 합쳐 지역 활성화에 작은 보탬이 되고자 '보탬플러스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새로운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고자 골목행사를 매달 1회 추진한다.

나는 처음 열린 '담장' 행사에 방문했었다. 좁디좁은 골목길에 옹기종기 여러 셀러들이 모여 사람들과 하하호호 웃으며 이야기 나눴던 게 생각이 난다.

한참 뒤에 다시 방문했던 골목 프리마켓은 그때보다도 더 많은 지역 내 젊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떡볶이를 파는 곳에는 어린아이들로 붐볐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동안 세상상회 부부를 비롯한 협동조합의 마음이, 노력들이 묻어진 SNS 홍보 문구들이 떠올라 마음이 울컥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마켓이 열리지 않고 있지만, 그만큼 머잖아 다시 열릴 '담장' 은 더 반갑고 즐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골목길을 돌아 나와 보면 충주의 옛 도심 관아공원이 보인다.

관아공원 부근에는 30~40년간 장사를 해 온 오래된 식당이 많다.

뚝배기 닭볶음탕으로 유명한 '중앙로회관', 선지해장국과 올갱이국을 주 메뉴로 하는 '복서울해장국' 등 충주 사람들이 대를 이어 찾는 식당이다.

그리고 500년 된 느티나무의 웅장한 자태까지 눈에 띈다. 세월의 무게에 낡아 가고 있는 관아 골목길에 '담장' 행사를 통해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주말을 맞아 가족, 연인, 친구의 손잡고 가벼운 마음으로 성내동 골목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잠시 바쁜 일상은 내려두고 많은 사람들이 골목에 생명을 불어 넣어줬으면 한다.

'이열치열'이라고 골목이 주는 푸근한 분위기에 젖어 따뜻한 해장국 한 그릇에 무더위를 이겨내며 주말을 마무리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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