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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5.27 16:39:59
  • 최종수정2020.05.27 18:57:41

염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친구가 놀러 와도 데려갈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 재미가 없는 도시를 '노잼 도시'라 부른다. 요즘 청주시가 노잼도시로 거론되는 모양새다. 듣는 입장에서 기분이 좋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부정할 논거가 궁색하다는 점에서 더욱 씁쓸하다. 놀러 온 친구를 데리고 쉽게 갈 수 있는 곳, 시민들 스스로도 기분 좋게 찾을 수 있는 곳, 한 곳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2014년 7월, 행정구역이 통합되고 통합청주시가 출범했다. 필자가 속한 풀꿈환경재단과 녹색청주협의회는 통합 시민들의 동질성 확대와 자긍심 고취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통합청주시 100가지 자랑' 선정사업을 추진했다. 청주시의 어메니티 자원을 잘 취합, 정리하는 일이었다. 최종결과물은 '청주에 반하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행됐고, e-북으로도 제작돼 청주시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자료 수집과 추천 방법도 그랬지만, 광범위한 후보군에서 100개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합당한 기준과 절차를 밟는 것을 중요하다도 생각했다. 청주시, 의회, 언론사, 각계 전문가 등 108명의 위원들이 심사에 참여했다.

 선정된 명소는 자연환경 12건, 생물·서식지 15건, 역사유적 21건, 불교유적 11건, 문화·휴양공간 17건, 근현대건축·시설 11건, 인문·지리 13건이다. 선정은 했지만 가치의 순위를 매길 수는 없었다. 이 과정을 통해 쾌적한 자연 환경과 오랜 역사가 만들어 낸 청주의 무수한 자원과 가치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중 제대로 관리, 활용돼 청주를 대표하는 명소로 내세울 만한 느낌이 드는 곳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마땅치 않다. 이런 와중에 '우암산길 시민품으로 돌려주기'가 급부상하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암산 순환도로(4.2㎞)를 시민들이 편히 찾을 수 있는 보행공간으로 개선하고, 절반만 정비된 우암산 숲길(3.6㎞)과 연결해 둘레길을 완성시키자는 것이다. 우암산은 한남금북정맥 상당산에서 도심 깊숙히 뻗어 들어와 있는 산림생태축의 정점이다. 청주의 역사와 문화가 깃든 장소기도 하다. 도심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기도 하다. 수암골, 청주대학교 캠퍼스, 사찰 등 주변 어메니티 자원들과의 연계성도 탁월하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접근성이 용이하고 동선이 자유롭다. 누구든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다. 이런 이유로 우암산길은 조금만 정성을 쏟으면 효용성이 매우 높은 명소로 부각될 수 있다. 풀어야 할 난제는 많을 것이다. 다행히 청주시와 충북도가 뜻을 모으고 있고, 시민사회도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우암산길 시민기획단을 구성해 자발적인 참여와 신선한 아이디어를 모아내는 과정도 의미있을 것이다. 와우~ 소리 저절로 나는 걷기 좋은 길, 제대로 한번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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